SL63 AMG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근 드림카 15종을 한데 모아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행사 참가자 사이에서 가장 요청이 많았던 차는 단연 SL63 AMG. 과거 50년대 레이싱카로 처음 개발한 후 60여년간 갈고 닦은 기술이 녹아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2억원이 넘는 고성능모델을 쉬이 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트에 앉는 순간부터 아낌없이 돈을 쓴 흔적을 잘 볼 수 있다. 537마력의 출력과 81.6㎏에 달하는 토크를 운전자가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버킷타입의 시트가 적용됐으며, 회전방향에 맞춰 등받이쪽의 공기주머니가 부풀어 올라 자세를 잡아준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고급브랜드 IWC의 아날로그 시계가 박혀있다.
차제를 가볍게 하기 위해 차체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했다. 엔진커버도 탄소섬유재질이다. 고급 나파가죽이나 가죽보다 비싸다는 알칸타라도 곳곳에 쓰였다.
여전히 자연흡기엔진의 거친 배기음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 차는 '상대적'으로 얌전한 8기통 바이터보엔진을 달았다. 예상보다는 조용한 느낌이지만 움직임은 그렇지 않다. 토크가 높아 좁고 구불구불한 길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 조심해야할 정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제원상 4.2초, 이후 시속 200㎞까지는 체감상 더 빠르게 느껴진다. 벤츠 고유의 안정성이 더해진 덕분인지 빨라질수록 차분해지는 느낌은 독특하다.
좌석 발 밑 공간을 스피커의 공명공간으로 활용해 지붕이 열려 있어도 소리가 귀를 기분좋게 자극한다. 와이퍼에 결합된 분사구에서 작동방향에 맞춰 워셔액이 나오는 설정도 재미있다. 이 차에 앞서 E클래스 카브리올레 모델을 탈 때만 해도 다리를 지날 때 차가 바람에 흔들리는 걸 느꼈는데 SL63 AMG는 흔들림이 훨씬 덜하다. 차량이 측풍영향을 받을 때 서스펜션과 연동된 장치가 속도와 선회속도, 조향각 등을 계산해 각 휠의 하중배분을 제어해 측풍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가벼워 잘 달리면서도 주변영향을 덜 받는 셈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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