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개발이 덜 된 중형도시 부동산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돼 버렸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선호 지역이 2~3선 도시에서 1선 도시로 바뀌는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연구단체인 ULI(Urban Land Institute)가 지난 4~5월 107명의 중국 안팎 부동산투자자, 부동산개발업체, 컨설턴트 등을 대상으로 중국 주요도시 36곳에 대한 투자의향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도시의 약진이 돋보였다. 다만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난해 보다 비관적으로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上海)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사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 그 뒤를 상하이와 함께 중국의 1선 도시로 분류되고 있는 선전·베이징(北京)·광저우(廣州)가 이었다. 난징(南京)이 5위를 차지했으며 우한(武漢)·쑤저우(蘇州)·샤먼(廈門)·주하이(珠海)·항저우(杭州) 순이었다.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해 조사 때 개발이 덜 돼 투자 유망지역으로 떠올랐던 2~3선 도시들이 올해 조사에서는 순위 밀림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미 개발이 완료돼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1선급 대도시들은 처음으로 모두 최상위권을 장식했다.
WSJ은 중국의 부동산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대도시에서 수익률이 낮지만 안전한 투자를 하려고 하는 변화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동안 지방정부들이 토지 매각을 공격적으로 하면서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수요를 넘어선 과도한 부동산 개발이 이뤄진 탓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최근 중국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손꼽힐 만큼 분위기가 많이 위축된 상태다. 지난 1~5월 중국의 주택 판매량은 1조9700억위안(약 316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0.2%나 줄었고, 5월에는 2년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주택 가격 감소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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