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 1위 탈환 이어 올해도 성장세…영업이익 삼성 2조원대,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기대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 때 국내 수출 품목 5위로 주저앉았던 '한국 수출의 맏형' 반도체가 2분기 국내 전자업계에서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최근 전자업계를 주도해 온 스마트폰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반면 반도체는 지난해 3년만에 수출 1위를 되찾은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3조9000억∼4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1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1140억원으로 1조원대로 올라선 후 9월 중국 우시 공장 화재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3분기를 제외하고는 매 분기마다 꾸준히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조1645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일 상승해 현대모비스를 제치고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국내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모바일 신제품 출시로 공급 물량이 늘었고,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일부 제품은 오히려 가격이 올라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둔화가 우려되는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올라서는 등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2분기 반도체 실적이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메모리에서는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지만 메모리에서 2조원 이상의 흑자를 거둬 전체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8조9000억∼9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2조1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1조원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올라서는 것은 지난해 3분기(2조600억원) 이후 세 분기 만이다.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1조원 가량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을 늘리며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폭을 완화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의 화려한 귀환에는 메모리 업계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회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업황 호조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2분기 D램은 가격 하락폭이 원가 절감 수준인 7% 안팎,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오히려 반등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D램은 기업용 PC 수요 호조와 스마트폰 업체 부품 축적,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축적과 SSD 수요 호조로 호조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각각 5조원, 8조원대로 끌어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3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개선돼 삼성전자는 2조5000억원 이상, SK하이닉스는 1조3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4, 애플 아이폰6 등 전략 스마트폰 출시로 메모리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기업용 SSD를 출시해 SSD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각오다.
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D램은 공급 부족으로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되고,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성수기로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가격 상승이 환율 하락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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