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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조금 상한 놓고 이통사·제조사 등 제각각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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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인상으로 가닥…30~50만원 선까지

휴대폰 보조금 상한 놓고 이통사·제조사 등 제각각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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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정부가 올해 10월로 예정된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핵심인 휴대폰 보조금 상한액을 인상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각 이통사와 제조사, 유통망, 학계와 소비자단체 등은 의견이 분분해 정부가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4일 오후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조금 상한에 대해 이통사, 제조사, 유통망 종사자들을 대변하는 '이동통신유통협회'가 각자 입장을 발표하고, 학계·소비자단체·정부 관계자 등이 토론을 벌였다. 정진한 KISDI 통신정책그룹장이 단말기 보조금과 관련된 시장·정책 동향을 소개하고, 보조금 상한 산정에 적용 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현재 휴대폰 보조금 상한액은 방통위가 지난 2010년 9월 피처폰 시절 이통사 영업보고서를 토대로 가입자 1인당 평균 예상 이익 24만3000원에 조사 장려금을 더해 결정한 27만원이다. 그러나 방통위에 따르면 올해 초 시장조사에서 평균 보조금은 42만7000원으로 평균 출고가 대비 51%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 휴대폰 출고가격의 전반적 인상과 더욱 짧아진 교체 주기 등 시장환경 변화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고, 방통위는 지난 5월 단통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고가 스마트폰·새 스마트폰 요금제의 현실을 반영해 보조금 상한선을 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산정 방안은 세 가지로 ▲이통사의 가입자 평균 예상 이익 기준 ▲평균 보조금 기준 ▲예상이익과 출고가를 가중한 평균 기준이다.

첫 번째 가입자 평균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현재보다 소폭 오른 약 30만원 수준이 된다. 이 경우 이통사의 요금·서비스 경쟁을 유인할 여지가 크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제조사로 하여금 출고가를 인하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에 비해 보조금 수준이 크게 높지 않아 소비자들의 부담이 여전하다.


두 번째 평균 보조금 기준을 삼을 경우 약 40~50만원이며, 세 번째 예상이익과 출고가 가중 평균 기준을 삼을 경우 50만원 이상도 가능하다. 보조금 수준을 크게 높일 경우 그만큼 이용자 피해와 소비자부담을 완화할 수 있으나 그만큼 출고가 자체를 내릴 이유가 없어지고 출고가 부풀리기 같은 폐해도 여전할 수 있다.


정액제와 정률제 중 어떤 방식을 적용할지도 과제다. 정률방식은 휴대폰 출고가와 요금제에 따라 일정비율을 적용해 차등 지급하자는 것이며 정액방식은 지금처럼 모든 기종에 상관없이 동일한 상한선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정률방식의 경우 고가 휴대폰 구매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으나 저가 휴대폰의 경우 그만큼 보조금이 줄고 제조사가 출고가 부풀리기로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정액방식은 단통법의 취지인 사업자의 자율적 보조금 공시와 요금경쟁 유도가 가능하지만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역차별할 우려가 있다.


이통3사는 현행 보조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낮추자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각각 달랐다.


SK텔레콤은 “보조금 과열을 이유로 상한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단통법 취지에 역행하고 가격 인하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상무)는 “널뛰기식 지급으로 인한 이용자 차별과 통신비 부담 증가 폐해 해소를 위해 고가 요금제에 많이 지급되는 지금의 지원금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요금제 별로 보조금 상한선을 차등하는 ‘리밸런싱’을 도입하자”고 밝혀 정률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통사와 제조사 보조금을 각각 구분해 공시해 이통사와 제조사 각각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보조금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기홍 KT 팀장은 “보조금 상한을 높이지 않고도 단말기 구입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지난 사업정지 기간을 통해 현실화됐다”면서 상한선 인상에 반대했다. “보조금 중심 경쟁은 요금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으며 서비스와 네트워크 등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어렵게 해 장기적으로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킬 것이고 보조금 상한선이 높아지면 지급 격차도 커진다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도 제조사와 이통사 보조금을 구분해 공시하자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1위 사업자로의 가입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의 보조금을 차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지원금 차이가 없을 경우 소비자 후생이 높은 기기변경을 선택하게 돼 번호이동시장이 위축될 것이며 이는 시장 고착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번호이동은 소비자가 후생 감소를 감수하고 가입하는 것이니 5~8만원 정도를 더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사업자는 정액제 유지하고 보조금 상한도 현행보다 더 낮출 것을 주장했다. 하창직 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사무총장은 “알뜰폰 사업자들은 정률보다는 정액 방식을 선호했으며, 보조금 수준은 10~27만원 수준을 주장했고 15개월 경과 단말기는 보조금 상한의 예외로 두는 부분에 대해서도 단종 제품의 경우 6개월 더 추가 유예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단말제조사 3사는 각각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현행 27만원 가이드라인보다 더 올릴 것을, LG전자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단계적인 추가 지원을, 팬택은 지금보다도 더 적은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이 지금 27만원보다 상향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구 삼성전자 모바일영업팀 부장은 "현재 상한선 27만원은 피처폰 시대 당시에 측정된 것으로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높아진 가입자당 수익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현실화될 필요가 있으며 이용자 편익을 위해서도 지원금 상한액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또 보조금 결정방식에 대해서도 "상한액이 단말기 출고가에 비례해 결정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용자가 부담하는 단말기 구입 비용에 비례해서 결정되어야 이용자 실질적 혜택 커지고 형평성에도 부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현재 보조금 상한 27만원 수준을 유지하되 출시 기간에 따라 추가 보조금을 더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병덕 LG전자 MC사업본부 실장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단계적 운영을 제안한다"면서 "신제품은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맞게 주되 구형 제품일 경우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예를들어 출시 후 9개월까지는 그대로 기존 상한액을 준수하고 9~12개월이 지난 제품은 상한액의 30%를 추가 지급하고 12~15개월이 지난 제품은 상한액의 50%를 추가 지급하는 식으로 차등을 둬 고객에 더 많은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 팬택은 보조금 상한선을 오히려 지금보다 더 낮추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창진 팬택 부사장은 "단말기 유통법의 취지에 가장 합당한 방법은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상한선을 20~27만원으로 결정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보조금 규모가 지금보다 커진다면 이동통신 시장도 지금보다 더욱 요동 폭이 커지고 불안정해질 것"이라면서 "팬택은 보조금이 줄어들어도 단말기 출고가격을 타사 동급 사양 기종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책정해 소비자의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 또 박 부사장은 "제조사와 이통사의 보조금을 각각 분리해 공시하도록 하고, 팬택이 경영난으로 워크아웃 같은 특수한 상황에 놓인 만큼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조금 상한 적용을 예외로 하는 배려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유통망 종사자들을 대표하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의 박선호 이사는 “상한액을 지금까지 제시된 최고 액수인 50만원으로 높여야 한다”면서 “보조금 지출이 줄어 통신사의 이익이 증대된다고 해도 자동으로 요금 인하로 연결되지 않으며, 소비자는 낮은 가격에 구입할 권리가 있고 보조금 상한선이 낮아져 구매가격이 크게 오른다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학계와 소비자 단체 등도 입장이 갈렸다. 강병민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금은 한번 인하하면 지속성이 있고 모든 가입자에 혜택이 돌아가지만 보조금은 단말기 구매 고객에게만 혜택이 한정된다”면서 “요금을 조정하려면 이용자 약관을 조정해야 하는 등 복잡하지만 보조금은 훨씬 탄력적으로 운영할 여지가 많아 보조금 경쟁에 무게가 실려 있으므로 보조금을 27만원보다 더 낮추고 요금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통신시장 안정화에 더 나은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회장은 “소비자 이익 차원에서 최소한 현재 수준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률제보다는 일정수준 정액제를 정해놓고 요금 인하에 따라 보조금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신종원 YMCA 본부장은 “현재 보조금 상한은 현실적이지 않고 행정의 용이성이나 효과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아 40~50만원선으로 인상할 필요는 있으나 단통법의 효과를 감안한다면 30만원선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방통위는 "단말기 유통법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시행을 위한 시행령 및 고시를 마련 중이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관련 정책방향과 후속 입법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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