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체투자로 눈돌려라…MLP펀드 수익률 '눈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운용업계는 국내주식형 펀드에 편중된 현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만난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은 진지한 어조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집중된 투자 패턴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에 따른 펀드환매로 운용업계 전반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강 사장은 지금이야 말로 대체투자와 해외투자에 눈을 돌릴 때라고 조언했다.
최근 3년간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데다 국내 경제가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주식·채권 등 전통적 상품에서는 답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 국내 투자자들 역시 과거 해외 투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해외에 눈을 돌리고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는 게 필연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강 사장의 시각을 반영해 한화운용이 올해 초 선보인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펀드'는 시장 대비 탁월한 성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인프라-재간접형) 종류A' 펀드의 설정후 수익률은 지난달 30일 기준 14.56%로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인 0.18%를 크게 웃돈다. 이 펀드는 미국 셰일가스 수혜가 기대되는 에너지 인프라 기업에 집중투자하는데 최근 성과가 도드라지면서 설정액이 222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강 사장은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며 "담당 펀드매니저에게 신중한 운용을 부탁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운용업계 전반이 침체된 현상과 관련해서는 "쏠림 현상에 대한 부작용"이라며 "과거 성장 모멘텀에 치우친 투자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펀드매니저는 시장에서 아웃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최근 국내주식형펀드는 인덱스펀드로 많이 흡수되고 있어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펀드매니저의 역할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강 사장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멋쩍은 듯 "자산의 대부분은 펀드"라며 "미국 중소형주 펀드, 글로벌 헬스케어, 에너지인프라MLP 펀드 등에 묻어났는데 다행히 성과가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건강을 위해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다"는 강 사장은 "투자 역시 편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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