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태국에서 1일 대대적인 쿠데타 반대 시위가 예고돼 군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NCPO 의장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이 향후 1년 내에는 총선이 실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이후 시위조짐이 커지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태국군부는 공기업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시사하며 국정은 물론 경제분야에 대한 간섭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1일 태국언론에 따르면 군부는 이날 쿠데타 반대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 방콕 시내 곳곳에서 군인과 경찰 6000여명을 배치하고, 전국에 시위 대비를 지시했다.
당국은 시위가 예고된 장소를 봉쇄하고, 이 곳을 지나는 전철을 이날 오전부터 무정차 통과시키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지도자 등이 방콕 시내 8개소와 지방 곳곳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를 열자고 촉구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레드셔츠 운동가인 솜밧 분가마농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가면과 플래카드를 들고 쿠데타 축하 파티를 열자"고 시위를 부추기고 나섰다.
군부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계엄령을 위반하는 시위자들을 즉시 체포할 것이라며 현재는 헌정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주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 최고군정 기관 국가평화질서회의(NCP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56개 공기업 수장을 소집해 '원하면 사임하라'는 방침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회의에서 군부는 이들에게 현 경영 상태를 평가한 보고서와 내년 경영ㆍ투자 계획, 기관장 본인의 직무 평가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제출 시한을 이틀 후인 6월 2일이다. 퇴진압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집된 공기업 수장들의 대부분은 이달 축출된 잉락 친나왓 정권이 임명한 인물들로 잉락 전 총리의 측근도 있다.
군은 잉락 정권이 임명한 행정부 고위직들을 대거 경질하고 친 군부 인사들을 배치한데 이어 공기업도 분야별로 나눠 군 장성들에게 경영 감독을 맡기겠다고 하는 등 경제 권력 장악 수순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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