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선진국 채권시장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글로벌 증시는 호조지만 글로벌 경제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는 채권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미 경제채널 CNBC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44%를 기록했다. 올해 최저치고 10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채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뿐 아니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34%로 하락했다.
이날 금리 하락은 독일발 우려가 발단이었다. 독일의 실업자수가 예상보다 많아졌다는 발표는 대서양을 넘이 미국의 투자심리까지 흔들었다. 주가는 빠지고 안전자산인 채권은 값이 올랐다.
금리가 예상과 달리 약세를 보이면서 연초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겨갔던 대형 투자자들도 채권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
미국 예금보험공사에(FDIC)에 따르면 1분기 미 은행들의 국채 보유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나 늘어 금융위기 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국채 금리 하락에 놀란 은행들이 안전자산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하락기조에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가 더해지며 채권강세현상이 더욱 확산되는 구조다.
향후 예상도 하락 쪽에 무게가 쏠린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 방침 속에 7일 발표되는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GDP) 수정치가 부정적일 경우 채권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다음달 5일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채권 강세를 유도할 재료가 즐비하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채권금리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위안화 약세가 중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자본시장 전문가인 톰 시먼즈는 채권시장 강세가 놀랍다면서 표현하고 있다. 금리가 어디까지 하락할지 에 대한 추정도 쉽지 않다. 투자은행 칸토르 피츠제랄드의 브라이언 에드몬즈 채권투자 책임자는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하락추세에 있다"며 향후 추세를 점치기 어렵고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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