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화점식에서 벗어나 경영실태 정밀 진단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한국씨티은행과 대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착수했다. 기존 백화점식 종합 검사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정밀 진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첫 사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6일부터 씨티은행과 대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갔다. 이는 2~3년 만에 돌아오는 정기 종합검사다. 그러나 금감원이 검사개편 방안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적용되는 사례여서 주목된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종합검사방식을 경영실태 중심으로 정밀 진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과 대구은행이 첫 번째 대상이 된 데는 경영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각종 금융사고와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객정보 4만4000여건이 유출돼 금감원의 특별 검사를 받은 상태다. 노사갈등의 중심인 구조조정 과정도 점검대상이다. 금감원은 임원들에게 과도하게 지급되는 성과보상 체계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씨티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마친 후 항목별 취약 사항을 건강진단표처럼 명시해 사후관리토록 하고 경영진에 대한 책임 부과 근거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경영실태 평가등급을 만들어 금융사별로 등급을 나눌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건전성을 중심으로 정밀 진단이 이뤄진다. 대구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나 줄어드는 등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가산금리 인상의 적절성도 점검 대상이다. 대구은행은 이익이 줄어들자 최근 1년간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는 0.13%포인트 올린 바 있다.
금감원은 이밖에 다음 달 중에는 국민은행과 제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종 금융사고를 일으킨 국민은행의 경우에는 내부통제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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