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남 대균(44)씨를 지명수배하고 대대적인 검거에 나선 가운데 이들을 비호하거나 숨겨줄 경우 범인은닉도피죄로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수사를 피해 잠적한 유 전 회장 부자를 지명수배하고 유씨에게 5000만원, 대균씨에게 3000만원의 신고 보상금을 내걸었다. 검거 경찰관에게는 1계급 특진과 포상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이들을 체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가 핵심 측근이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의 도움을 받아 은신중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전국에 퍼져있는 신도들이 유 전 회장 부자의 도피를 적극적으로 도울 경우 소재파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는 중죄를 범한 후 도피 중”이라며 “이들을 도와주는 행위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범인은닉도피죄를 적극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구체적인 예시로 숙소나 음식, 금품, 휴대전화, 자동차 제공 등의 행위를 꼽았다. 유씨 등을 차량에 태운 뒤 운전을 하거나 각종 심부름을 할 경우에도 처벌된다. 수사기관의 검거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소재 파악을 위한 문의에 허위정보를 제공할 경우에도 범인은닉도피죄가 적용된다.
지난해 5월 남원지청에서 수갑을 찬 채 도주한 이대우는 26일간 도피행각을 벌였다.
이씨에게 도피자금 50만원을 주고 하룻밤 잠자리를 제공한 교도소 동기 박씨는 범인도피죄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서울동부지검은 1900억원의 회사 자금을 착복한 동아건설 자금부장 박모씨와 함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김모씨를 2009년 구속기소했고 김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도피중인 지명수배자에게 자신 명의로 휴대전화 2대를 개통해 준 경찰관의 경우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도피중인 필로폰 투약사범에게 돈을 받고 휴대전화를 건넨 변호사 사무장은 징역 9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형법 151조에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