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낱말의 습격]우울이란 무엇인가(49)

시계아이콘02분 58초 소요

[낱말의 습격]우울이란 무엇인가(49) 낱말의 습격
AD



우울이란 마음자리에 눈부시게 낀 안개너울이다. 분간할
수 없는 사물들이 시야의 바깥에서 어른거리고, 눈을 슴
벅거리며 바라보면 차고 눅진한 물기들만 맺혀온다. 잘
디잔 물방울들이 서로 맨살로 껴안으며 소통해야할 먼
곳과 이곳을 가로막고 있다. 우울은 존재를 혼자이게 한
다. 어쩌면 쓸쓸한 삶의 진상을 보여주는 정신의 미장센
인지 모른다. 그 고립을 깊이 확인하는 순간 불안이 몰
려온다. 저 보이지 않는 사방에선 복병(伏兵)들이 전진
해오고 있다. 그의 심장과 눈, 이마, 복부, 등, 어깨죽지
에 창을 겨누고 덤벼들 것이다. 저 보이지 않는 시간이
갑자기 그의 이마를 내려치리라. 쿨럭이며 역류하는 시
간이 그를 부추김질하여 스스로의 앙가슴에 은장도를
꽂게 하리라. 그러나 그는 그 안개 속을 쉬지않고 걸어
간다. 희디흰 맨발은 검은 흙을 내딛는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 마다 또다른 안개가 그를 휘감는다.

우울은 젖빛 꿈이다. 어머니의 젖을 물고 잠들던 날의
안락으로 회귀하고 싶은 욕망의 변형이다. 그 젖빛시간
과 이 젖빛시간 사이에 낀 삶을 가위질하고 싶다. 그에
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살았던 것들에 대한 단
호한 부정(否定).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세찬 고개흔듬.
우울은 흘러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지우는 지우개이
다. 그 젖빛 공간에 다른 무엇을 채우려는 생각은 없다.
그 공간은 이미 꽉 차 있지만 그것을 바라보지 않으려
는 맹목의 의지에 의해 허공으로 지탱되고 있다.


우울은 자기와의 대화이다. 침묵과 짧은 말들이 긴 시간
을 두고 이어지는 지루하고 내용없는 대화이다. 어쩌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아무 것도 대답하지 않는, 두 개의
자아가 내뱉는 불연속적인 독백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본 자신은 냉담하고 불쾌한 기색이다. 깊이
응시를 하고 있지만 어쩌면 외면과도 같은 응시이다. 바
라보는 자기와 되쏘아보는 자기는 전혀 다른 얼굴이다.
낯설고 어색한 긴장이 그 두 얼굴 사이에 감돈다. 찌푸
린 하늘. 라디오에선 곧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한다. 그
소리가 귓전에서 웅웅거린다.

우울이란 정신의 이유없는 몰락이다. 단단하던 지반이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침하한다. 어디까지
내려갈지는 모른다.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 이 상황
을 벗어나야할 이유도 발견할 수 없다. 그저 올 것이 왔
구나 하는 생각이 그의 모든 행동을 붙들고 있다. 무기
력은 신경 올올을 붙들어매는 밧줄과도 같다. 버둥거릴
수록 더욱 단단히 옥죄어진다. 이건 어쩌면 누군가의 오
래된 악의(惡意)인지도 모른다. 버캐처럼 쌓인 분개와
혐오가 작은 입자들로 부서져 그의 정신 속으로 삼투하
였을 것이다. 신경통처럼 생각의 곳곳이 쑤셔온다. 악어
들이 꿈틀거리는 저주받은 늪지 속으로 천천히 들어간
다. 수면 위에 가득 낀 푸른 물풀들을 헤칠 때 뻑뻑한
물살들이 파문도 없이 갈라지며 무거운 몸을 받아들인
다.


우울이란 상실의 그림자이다. 한 존재가 사라진 자리엔
납덩이같이 무거운 그림자가 남는다. 그 그림자는 거칠
게 뒷걸음질치며 그의 정신 속으로 들어와 앉는다. 그림
자는 말을 걸지 않는다. 웅크리고 앉아 납빛 눈물을 떨
어뜨리거나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볼 뿐이다. 그는 그 그
림자를 위로할 수도 그림자에게서 도망칠 수도 없다. 그
림자는 크고 강력하며 그는 작고 무기력하다. 사랑의 잔
해는 나머지 삶의 수면에 어지러운 부유물(浮游物)들로
남는다. 열망이 깊고 클수록 부유물은 너절하고 삶을 치
명적이게 한다. 우울이란 어쩌면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가장 헌신적인 애도의 형태인지 모른다. 잃어버린 사랑
에 대한 뿌리깊은 죄책감. 자기를 쏴버리고 싶은 분노.
우울은 그를 지배하는 죽은 사랑의 밀정(密偵)이다. 그
는 벌을 받고 있다. 우울은 가학적인 초자아. 너무 엄격
하게 집행된 사랑이다.


우울은 잠못드는 밤의 푸른 공기이다. 콧 속 깊숙히 스
며드는 향기. 그것은 삶의 찬미보다는 죽음의 유혹을 닮
아있다. 모든 사물들은 그의 옆에 드러누워 눈을 감지만
그는 눈을 감을 수 없다. 정체 모를 망념(妄念)들이 그
가 잠들지 못하도록 불침번을 선다. 내가 누구인가? 나
는 왜 사는가? 내가 사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
가 살아온 것은 하나의 쓰레기더미가 아닌가? 내가 죽
은 다음의 저 무심과 평화는 지금 내게 어떤 의미를 던
지는가? 그의 몸 속에 들어있던 해골과 뼈대들이 슬금
슬금 몸을 빠져나가 저 홀로 저만치에 선다. 너는 무엇
인가. 해골은 말한다. 나는 너다. 그러나 그는 인정하지
않는다. 너는 나일 수 없다. 너는 죽은 다음의 나일 뿐
이다. 그러나 해골은 단호하게 소리친다. 나는 죽음과
상관없이 너에게 존재하는 너의 본질이야. 그는 물건을
빼버린 가죽부대처럼 늘어지며 주저앉는다. 감기지 않는
안구를 굴리며 그는 메마른 지상 위에 비닐봉지처럼 펄
럭인다. 갑자기 기온강하. 엄습한 핵겨울이다.


우울은 뒤늦게 배달된 최고장(催告狀)이다. 배달 일자에
이미 심각한 경고였으나 그것이 뒤늦게 배달됨으로써
어떤 조치를 취하는 일이 불가능하게 된 상태이다. 그것
은 종종 질병에의 경고이거나 정신에 눌러앉은 종양(腫
瘍)에 대한 진단서이다. 아직 아픈 곳이 없는데? 꾹꾹
몸을 눌러보면 아무런 통증도 없는, 그러나 몸이 바스라
질 것같이 허하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어쩌면 내면에서
깊이 요구해온 것들이 전신(全身)에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괴로움을 잊고자 하는 것은 그 괴로움을
생산하고 있는 자기 몸을 박멸하는 일 밖에 없다는 점
을 깊이 자각하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울은 정신
의 통증 부위에 긴급히 주사한 마취제이다. 걱정마십시
오. 일은 금방 끝날 것입니다. 그는 회백색 천장을 바라
보며 몽롱해지는 기운을 느끼고 있다.


우울은 가끔 찾아오는 친구이다. 반갑지는 않지만 어김
없이 찾아오는 친구라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찾아오면 꼼짝없이 삶을 그에게 내줘야 한다. 먹는 즐거
움, 잠자는 즐거움, 섹스하는 즐거움마저 그는 거둬간다.
다만 그와 마주 앉아 그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가끔 그
는 자살을 권하기도 한다. 삶에서 즐거움을 걷어낸 앙상
함을 보여주며 더 살 만한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다. 압
제에 신음해온 어린 시절과 미친 피의 움직임에 덩달아
뛰던 젊은 시절과 고개를 숙이고 어둑한 굴헝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폐경(閉經)의 그림을 보여주며 이게 네가
그토록 집착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고개를 끄덕인다. 아
직 은장도를 꺼내는 일을 망설이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우울은 계절의 이름같은 것이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낀
두려움과 낯섬. 삐걱거리는 기분. 죽은 사람들의 목소리
같은 귀에 익은 소리들. 우울은 햇볕 잃은 날들의 퀴퀴
한 내면이다. 그저 이유없이 찾아왔다가 돌연 사라져버
리는 친구. 그러나 우울은 살이보다 더 오래가는 지구
(知舊)이다.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7.3108:27
    정성장 "북한은 남한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
    정성장 "북한은 남한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7월 28일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없고,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담화문을 냈다. 29일에는 '조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다'라는 북미 대화와 관련한 담화문을 냈다. 이례적이다. 남한과는 대화할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반면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무엇일까. 7월 29일 아시아경제 'AK라디오'와 전화로 인터뷰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

  • 25.07.2706:00
    "파월은 美에 해악" 트럼프 연준 공격에 흔들리는 세계경제
    "파월은 美에 해악" 트럼프 연준 공격에 흔들리는 세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사임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웰 의장이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아 미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한 사퇴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비롯한 측근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사임 압력을 가

  • 25.07.2606:00
    영·독 2차대전 후 첫 상호방위 조약…과거사도 잊게 한 러 위협
    영·독 2차대전 후 첫 상호방위 조약…과거사도 잊게 한 러 위협

    영국과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유럽의 안보 지형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협정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의 3각 방위체제가 완성되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유럽의 자체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협정이 단순한 군사협력을 넘어 핵 억지력 공유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다. 협정 내용에는 "양국이 핵 문제를 포함한 상호 이익의 방위 문제

  • 25.07.2006:30
    "이메일 실수 때문에 13조 쓰게 생겼네"…역대급 안보사고 낸 英 국방부
    "이메일 실수 때문에 13조 쓰게 생겼네"…역대급 안보사고 낸 英 국방부

    영국 국방부의 이메일 실수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협력자 2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이들의 안전을 위한 망명 프로젝트에 13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메일"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2년에 발생했지만, 영국 국방부가 협력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년간 사건 공개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면서 이제야 전말이 드러났다. 당시 영국 특수부대 군인이 아프가니스탄 영국군 협력자

  • 25.07.1906:30
    트럼프 우크라 지원 방침에 반발하는 'MAGA'
    트럼프 우크라 지원 방침에 반발하는 'MAG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포함한 공격용 무기 지원을 결정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료와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다. 이번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이 반발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 25.07.3114:30
    순식간에 40여 명이 일터를 잃었다…"매일매일 피 말라" 하청·후방업계 비명
    순식간에 40여 명이 일터를 잃었다…"매일매일 피 말라" 하청·후방업계 비명

    35년 된 레미콘 회사도 무너져 "사장이 억지로 구조조정까지 해가며 버텨봤지만 결국 폐업했어요""6개월 동안 10억원이 깨졌다고 들었습니다. 사장이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대구 달성군 레미콘업체 T사는 지난달 30일 폐업했습니다. 35년간 이어온 회사였는데요. 직원 30여명과 레미콘트럭 기사 15명 등 40여명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곳에서 일한 레미콘트럭 기사는 현실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건설사 발주에 의

  • 25.07.3107:00
    "무리한 수주 안 합니다"…'연 70~80억' 벌어도 불법 재하도급 없이 버틴 이 회사
    "무리한 수주 안 합니다"…'연 70~80억' 벌어도 불법 재하도급 없이 버틴 이 회사

    "불법 하도급 구조로 가면 품질·안전 어느 것도 담보할 수 없다." 이화공업은 불법 하도급과 인건비 체불이 만연한 건설 현장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방식으로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팀이 10년 넘게 일해온 숙련공 중심으로 꾸려진 이 회사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수주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오광근 이화공업 부사장은 "직영 체제를 유지하려면 관리 역량을 넘는 수주는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화공업은

  • 25.07.3107:00
    무너진 현장에서 손잡았다…HUG도 "처음 본 일"
    무너진 현장에서 손잡았다…HUG도 "처음 본 일"

    "우리 협력업체끼리 뭉쳐서 공사를 끝냅시다." 전북 익산시 '오투그란데'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다시 덤프트럭이 다니기 시작했다. 시공사인 제일건설은 이미 부도가 났지만, 하도급 업체들이 시멘트를 다시 바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공사를 마쳐야 분양대금을 회수할 수 있기에, 이 업체들은 채권단협의회를 꾸리고 공사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공사가 부도가 난 상황에서 하도급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공사를 이어

  • 25.07.3107:00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선 '건설 하도급 문제'…해법은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선 '건설 하도급 문제'…해법은

    건설 위기가 하도급 업체의 줄도산과 임금체불 확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건설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발주처부터 재하도급 업체까지 내려오는 수직 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이를 바꾸기는 어렵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하도급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제도의 실효성을 더하고, 임금 체불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등 단계적인 변화를 통해 하도급제도의 선진화를

  • 25.07.3007:40
    공사판에서 피땀 흘렸는데…대형 건설사도 못 피한 임금체불[건설위기 보고서]
    공사판에서 피땀 흘렸는데…대형 건설사도 못 피한 임금체불[건설위기 보고서]

    건설업 위기는 단순히 하청업체 전이로 끝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피땀 흘리는 현장 근로자들 몫으로 전락한다. 하도급에서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의 병폐가 만들어낸 결과다. 발주처에서 시공사로 다시 하청업체로 공사 대금이 흘러가다가 재하도급업체에서 막힌다. 그러면 누구도 책임지기 어려워지면서 근로자만 피해자로 남게 된다. 현행법상 재하도급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실행이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하도

  • 25.07.2707:00
    “2030년까지 1.5만명 고용” 인구 급증한 소도시 중심엔 해상풍력③
    “2030년까지 1.5만명 고용” 인구 급증한 소도시 중심엔 해상풍력③

    편집자주영국과 프랑스는 탈석탄 과정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단지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청정에너지원이자 기업들의 미래 사업이지만 어민들은 생업 차질을 이유로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반대했었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는 어떻게 어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했을까. "험버 지역 재생에너지 업종 종사자 수를 2030년까지 현

  • 25.07.2607:10
    "바다도 살리고 돈도 준다는데"…어민들이 선택한 새로운 해상풍력 일자리②
    "바다도 살리고 돈도 준다는데"…어민들이 선택한 새로운 해상풍력 일자리②

    편집자주영국과 프랑스는 탈석탄 과정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단지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청정에너지원이자 기업들의 미래 사업이지만 어민들은 생업 차질을 이유로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반대했었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는 어떻게 어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했을까. "해상풍력이 스러져가는 어업 도시를 살렸습니다." 영

  • 25.07.2607:00
    "생태계 훼손 없이 지역경제 살아나"…프랑스 첫 해상풍력단지에 어민들 웃었다①
    "생태계 훼손 없이 지역경제 살아나"…프랑스 첫 해상풍력단지에 어민들 웃었다①

    편집자주영국과 프랑스는 탈석탄 과정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단지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청정에너지원이자 기업들의 미래 사업이지만 어민들은 생업 차질을 이유로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반대했었다.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는 어떻게 어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했을까. "해상풍력단지를 직접 방문하고, 주민들과 함께 설명회도

  • 25.07.2007:00
    '석탄왕국' 폴란드, 갈탄 광산은 공원으로…갈등 해소에 정의로운 전환 기금 활용③
    '석탄왕국' 폴란드, 갈탄 광산은 공원으로…갈등 해소에 정의로운 전환 기금 활용③

    편집자주산업혁명 발상지 영국은 2024년 가을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142년 석탄발전 역사를 마감했다. 프랑스는 2027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전체를 폐쇄할 계획이다. 유럽 최대 석탄 생산국 폴란드도 최근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한 탈석탄 정책이 일자리 감소와 지역 소멸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영국·프랑스·폴란드 정부와 기업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

  • 25.07.1907:10
    "시커먼 박하사탕 나도 살래"…'핫플'된 거대한 폐석 더미는 운동화 닳도록 뛰는 '트래킹 명소'②
    "시커먼 박하사탕 나도 살래"…'핫플'된 거대한 폐석 더미는 운동화 닳도록 뛰는 '트래킹 명소'②

    편집자주산업혁명 발상지 영국은 2024년 가을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142년 석탄발전 역사를 마감했다. 프랑스는 2027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전체를 폐쇄할 계획이다. 유럽 최대 석탄 생산국 폴란드도 최근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한 탈석탄 정책이 일자리 감소와 지역 소멸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영국·프랑스·폴란드 정부와 기업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

  • 25.07.3108:27
    정성장 "북한은 남한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
    정성장 "북한은 남한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7월 28일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없고,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담화문을 냈다. 29일에는 '조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다'라는 북미 대화와 관련한 담화문을 냈다. 이례적이다. 남한과는 대화할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반면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무엇일까. 7월 29일 아시아경제 'AK라디오'와 전화로 인터뷰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

  • 25.07.2706:00
    "파월은 美에 해악" 트럼프 연준 공격에 흔들리는 세계경제
    "파월은 美에 해악" 트럼프 연준 공격에 흔들리는 세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사임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웰 의장이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아 미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한 사퇴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비롯한 측근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게 사임 압력을 가

  • 25.07.2606:00
    영·독 2차대전 후 첫 상호방위 조약…과거사도 잊게 한 러 위협
    영·독 2차대전 후 첫 상호방위 조약…과거사도 잊게 한 러 위협

    영국과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유럽의 안보 지형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협정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의 3각 방위체제가 완성되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유럽의 자체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협정이 단순한 군사협력을 넘어 핵 억지력 공유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다. 협정 내용에는 "양국이 핵 문제를 포함한 상호 이익의 방위 문제

  • 25.07.2006:30
    "이메일 실수 때문에 13조 쓰게 생겼네"…역대급 안보사고 낸 英 국방부
    "이메일 실수 때문에 13조 쓰게 생겼네"…역대급 안보사고 낸 英 국방부

    영국 국방부의 이메일 실수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협력자 2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이들의 안전을 위한 망명 프로젝트에 13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메일"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2년에 발생했지만, 영국 국방부가 협력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년간 사건 공개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면서 이제야 전말이 드러났다. 당시 영국 특수부대 군인이 아프가니스탄 영국군 협력자

  • 25.07.1906:30
    트럼프 우크라 지원 방침에 반발하는 'MAGA'
    트럼프 우크라 지원 방침에 반발하는 'MAG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포함한 공격용 무기 지원을 결정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료와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다. 이번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이 반발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 25.07.3114:30
    순식간에 40여 명이 일터를 잃었다…"매일매일 피 말라" 하청·후방업계 비명
    순식간에 40여 명이 일터를 잃었다…"매일매일 피 말라" 하청·후방업계 비명

    35년 된 레미콘 회사도 무너져 "사장이 억지로 구조조정까지 해가며 버텨봤지만 결국 폐업했어요""6개월 동안 10억원이 깨졌다고 들었습니다. 사장이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대구 달성군 레미콘업체 T사는 지난달 30일 폐업했습니다. 35년간 이어온 회사였는데요. 직원 30여명과 레미콘트럭 기사 15명 등 40여명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곳에서 일한 레미콘트럭 기사는 현실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건설사 발주에 의

  • 25.07.3107:00
    "무리한 수주 안 합니다"…'연 70~80억' 벌어도 불법 재하도급 없이 버틴 이 회사
    "무리한 수주 안 합니다"…'연 70~80억' 벌어도 불법 재하도급 없이 버틴 이 회사

    "불법 하도급 구조로 가면 품질·안전 어느 것도 담보할 수 없다." 이화공업은 불법 하도급과 인건비 체불이 만연한 건설 현장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방식으로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팀이 10년 넘게 일해온 숙련공 중심으로 꾸려진 이 회사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수주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오광근 이화공업 부사장은 "직영 체제를 유지하려면 관리 역량을 넘는 수주는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화공업은

  • 25.07.3107:00
    무너진 현장에서 손잡았다…HUG도 "처음 본 일"
    무너진 현장에서 손잡았다…HUG도 "처음 본 일"

    "우리 협력업체끼리 뭉쳐서 공사를 끝냅시다." 전북 익산시 '오투그란데'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다시 덤프트럭이 다니기 시작했다. 시공사인 제일건설은 이미 부도가 났지만, 하도급 업체들이 시멘트를 다시 바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공사를 마쳐야 분양대금을 회수할 수 있기에, 이 업체들은 채권단협의회를 꾸리고 공사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공사가 부도가 난 상황에서 하도급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공사를 이어

  • 25.07.3107:00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선 '건설 하도급 문제'…해법은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선 '건설 하도급 문제'…해법은

    건설 위기가 하도급 업체의 줄도산과 임금체불 확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건설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발주처부터 재하도급 업체까지 내려오는 수직 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이를 바꾸기는 어렵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하도급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제도의 실효성을 더하고, 임금 체불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등 단계적인 변화를 통해 하도급제도의 선진화를

  • 25.07.3007:40
    공사판에서 피땀 흘렸는데…대형 건설사도 못 피한 임금체불[건설위기 보고서]
    공사판에서 피땀 흘렸는데…대형 건설사도 못 피한 임금체불[건설위기 보고서]

    건설업 위기는 단순히 하청업체 전이로 끝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피땀 흘리는 현장 근로자들 몫으로 전락한다. 하도급에서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산업 구조의 병폐가 만들어낸 결과다. 발주처에서 시공사로 다시 하청업체로 공사 대금이 흘러가다가 재하도급업체에서 막힌다. 그러면 누구도 책임지기 어려워지면서 근로자만 피해자로 남게 된다. 현행법상 재하도급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실행이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하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