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아무리 훌륭한 기술과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전적으로 믿어선 안된다. 안전을 위해 하나의 시스템을 받쳐주는 또 다른 시스템은 필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오전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박 시장은 롯데건설 관계자 및 기자들과 월드타워동, 에비뉴엘동, 중앙방재실 등을 차례로 돌며 화재 등 위기상황 발생시 작동하는 안전시스템을 점검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세월호와 서울시 지하철 사고에서 확인했듯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하더라도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또 달라진다"며 "잘 갖춰진 시스템만 믿고 안전불감증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먼저 총 123층의 높이로 지어질 예정인 월드타워동의 33층으로 올라가 공사 현장과 구조시스템을 둘러봤다. 현장은 아직 공사가 진행중이라 콘크리트와 철근이 그 대로 드러나 보였다. 박 시장이 건물의 안전성에 대해 묻자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 건 물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7.5도 진도의 지진에도 견딜 정도로 설계됐다"며 "강한 풍압 에도 끄떡없다"고 답변했다.
월드타워동을 약 15분가량 둘러본 박시장은 송파대로와 월드타워를 끼고있는 에비뉴엘동으로 이동했다. 박 시장은 이곳 6층과 8층에서 방화구획, 방화셔터, 스프링클러 등의 작동을 눈으로 지켜봤다. 이들을 세심히 점검한 후 박 시장은 "위기상황 발생시 무엇보다 고객이 가장 먼저 대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자칫 화장실에서 위험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비뉴엘동의 구조 및 화재시스템 등을 둘러본 후, 지하 1층에 마련된 중앙방재시설으 로 이동한 박시장은 위기상황 발생시 메뉴얼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중앙방재 시설은 안전사고가 날 경우 제2롯데월드의 모든 곳을 점검하고 지시하는 컨트롤타워다.
중앙방재실 직원들은 약 10분가량, 사고가 난 경우를 가정해 메뉴얼에 따라 행동하는 안전대응 시스템을 가동했다. 박 시장은 이들의 모의훈련을 지켜본 후 "사소한 시스템 하 나가 작동을 멈추면 모든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또한 모든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고 해도 이를 너무 맹신해서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에서 꾸준히 훈련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 신청을 현재까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 여부에 대해 박 시장은 "아직 롯데건설 측에서 사용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신청이 들어오면 소방시설, 건축법 준수여부, 교통 등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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