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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감독이 그리는 삼성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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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감독 龍 됐다...'영원한 오빠'에서 프로농구 삼성 사령탑으로

이상민 감독이 그리는 삼성의 미래 이상민 감독[사진=최우창 기자 smic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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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원한 오빠'가 돌아왔다. 이상민(42). 2012년 5월부터 코치로 일해 온 서울 삼성에서 감독을 맡았다. 28일 취임식을 하면 '명가 재건'을 위한 그의 장정이 시작된다. 이 감독은 한국 농구 최고의 인기 스타다. 농구대잔치 시절 팬들을 몰고 다닌 '오빠 부대'의 원조로 프로에서 아홉 시즌 연속 올스타 투표 1위를 했다. 지난해 농구대잔치 세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성나정(고아라 분)이 쫓아다닌 선수의 실제 주인공으로도 유명세를 확인했다. 그는 실력도 출중했다. 1992년 농구대잔치에서 신인왕을 수상하고 프로농구에서 두 차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이 감독은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다. 인기는 폭발하는데,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요리조리 잘도 피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까칠하다고도 했다. 그는 "말주변도 없고 조용한 편이어서 오해를 많이 샀다"며 "감독은 꿈도 꿀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서 성격이 바뀌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벽에 똥칠할 때까지 코트를 누벼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지도자로 일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이해했다. 정말 (코치로서의 삶은)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성훈 단장(54)은 "김동광(61) 감독 밑에서 죽은 듯이 일했다. 항상 겸손하고 선수들을 먼저 생각했다"며 "감독이 될 자질이 보였다"고 했다. 김동광 전 감독도 "벤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많이 성숙해졌다"며 "감독직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들은 후배가 삼성에 근성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 이 단장은 "실업농구 시절부터 삼성은 끈끈한 팀이었다. 지더라도 상대를 답답하게 만들었다"며 "탄탄했던 조직력이 다시 살아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분업화로 기대에 부응하려고 한다. 그는 "시카고 불스가 1990년대 여섯 차례나 우승한건 강한 조직력 덕"이라며 "필 잭슨(69) 감독이 마이클 조던(51)은 득점, 데니스 로드맨(53)은 리바운드 등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조화롭게 아울렀다"고 했다. 이 감독은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는 사례로 최근의 중국 농구를 꼽았다. 그는 "미국인 감독을 하나둘 데려오면서 훈련 스타일이 자율에 맞춰졌다"며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늘었지만 조직력이 떨어져 국제무대에서 고전한다"고 했다. 이어 "나 역시 선수 시절 연세대나 KCC에서 분업화 농구를 익혔다"며 "자율보다는 무조건 팀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시키겠다"고 했다.

이상민 감독이 그리는 삼성의 미래 이상민 감독[사진=최우창 기자 smicer@asiae.co.kr]


사실 선택의 여지는 좁다. 근래 삼성은 프로스포츠에서 '1등주의'를 고수하면서도 외부 투자보다 내부 강화에 힘을 쏟는다. 프로야구의 경우 2005년 이후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지 않았다. 대신 경산볼파크에 'BB아크(Baseball Building Ark)' 등을 설립해 내부 육성을 통한 팀 전력 강화를 꾀한다. 프로농구도 형편은 다르지 않다. 이성훈 단장은 "FA 시장을 외면하진 않겠지만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부상선수가 너무 많았다.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도 잦았다"며 "전력 보강도 중요하겠지만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패배의식을 걷어내는 것이 먼저다"라고 했다. 개개인의 실력은 단점 보완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둘 방침이다. 이 감독은 "자료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한데 모은다면 조직력까지 회복되는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급선무는 좋은 외국인선수를 물색하는 것이다.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조만간 유럽으로 간다.미국 프로농구(NBA)의 하부리그인 D-리그의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서 삼성으로 합류하는 이규섭 코치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일 생각. 이 감독은 "주포 역할을 할 포워드와 듬직한 센터를 한 명씩 데려오겠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경기당 평균 10점 이상을 넣는 국내 선수가 많이 줄었다. 수비보다는 빠르고 적극적인 공격 전개로 나만의 농구 스타일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최근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구한다.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열 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에서 네 번 우승했다. 이 감독은 "경쟁 구단이라도 배울 게 있다면 배워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과 숙소에서 함께 지내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이유다. 끊임없는 스킨십이 진심을 전하는 최고의 열쇠라고 믿는다.


이상민 감독이 그리는 삼성의 미래 이상민 감독[사진=최우창 기자 smicer@asiae.co.kr]


그는 얼마나 오래 '이상민 감독'으로 살까? 프로 팀 지휘봉을 오래 쥘 것 같진 않다. 그의 진짜 꿈이 따로 있다. 초등학교 농구부 코치.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 윤철준(장동건 분)이 시골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지 않나. 소박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더라. 언젠가는 꼭 그렇게 되고 싶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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