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텐센트로부터의 투자 유치는 넷마블의 세 가지 숙제를 풀기 위한 결정이었다."
방준혁 CJ E&M 고문은 26일 오후 7시 서울 신도림 디큐브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CJ게임즈-텐센트 글로벌 전략 발표회'에서 텐센트로부터의 투자 유치는 증손자법 해소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CJ E&M은 이날 중국 텐센트와 5330억원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투자유치는 CJ E&M 넷마블과 기존 CJ게임즈 통합법인(가칭 CJ넷마블) 유상증자에 텐센트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CJ E&M은 게임사업부문인 넷마블을 물적분할해 CJ게임즈와 통합시킬 예정이다.
넷마블 설립자인 방 고문은 2005년 CJ에 넷마블을 매각한 뒤 경영에서 물러났으나 2011년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방 고문이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다.
그는 "2011년 당시 CJ로부터 복귀 요청을 받고 당황했지만, 창업자로서 넷마블의 위기를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었다"며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넷마블의 경쟁력 확보에만 주력했다"고 운을 뗐다.
방 대표는 "증손자법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분구조를 바꿔야 했고 이를 위해 해외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했다"며 양사 제휴 배경을 밝혔다. 이어 "모바일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성공을 위해 자본 확보가 필요했고 강력한 플랫폼과 손을 잡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CJ게임즈는 방 고문과 CJ E&M이 게임부문의 개발 역량 강화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2011년 설립한 개발 지주회사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CJ넷마블의 지분 구조는 방 고문 35.88%, CJ E&M 35.86%, 텐센트사 28.00%가 된다.
CJ E&M은 이번 투자유치로 공정거래법상 지분규제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CJ E&M은 공정거래법상 지분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CJ게임즈는 텐센트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계기로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텐센트는 2007년 국내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보급한 '크로스파이어'는 동시접속자 4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CJ넷마블도 최근 텐센트와 모바일게임 '모두의 마블' '다함께 퐁퐁퐁' 등의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텐센트도 이번 CJ게임즈 지분 인수를 기반으로 한국 게임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125조원인 텐센트는 막강한 자본력으로 국내 중소형 게임사 지분을 사들였다. 텐센트는 2012년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720억원, 국내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와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구성해 다수의 국내 게임업체에 투자해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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