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이 6년만에 등기이사직으로 복귀했다.
빙그레는 14일 남양주 도농공장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 전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동생이자 빙그레의 오너인 김 전 회장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등기이사직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빙그레의 최대주주 자리만 유지해 왔다. 현재 38.37%(특수관계인 포함)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 전 회장 외에 전창원 빙그레 관리담당 전무이사가 내사이사로 재선임됐고, 이남헌 빙그레 상근감사를 감사로 재선임했다.
빙그레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보수한도(35억원) 승인 등의 안건도 원안대로 처리했다.
빙그레 측은 김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경영 참여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김 전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정치권 입문 이후 빙그레가 대내외적인 성장에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의 귀재로 불렸던 그의 복귀가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빙그레 대표이사 시절 외환위기 당시 부채에 시달리던 회사를 흑자회사로 전환시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실제 빙그레는 요플레와 바나나맛우유, 메로나 등 다수의 스테디셀러 제품을 보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신사업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난해에는 웅진식품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실패하면서 '1조 클럽' 가입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대주주가 등기이사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 경영'을 위한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해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지만 그 결정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무거운 자리이기도 하다.
즉 최근 일어난 제2공장 가스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임직원에게 새바람을 불어 넣고, 책임 경영을 통해 기업 이미지 개선은 물론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편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회장은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74학번으로 박근혜 대통령(70학번)과 4년 차이의 선후배 사이다. 장충초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는 김 전 회장은 비록 19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제18대 대통령선거 기간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