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성준(57)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에 방송·통신업계는 이구동성으로 ‘전혀 예상 못한 깜짝 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방통위원장에 판사 출신이 오르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지상파 방송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방통위원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얼마 전부터 기류 변화가 감지돼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면서 “그래도 정말 예상을 깬 인사”고 말했다. 그는 “업계가 새 내정자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지만 지상파방송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만큼 국가적 방송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전반적인 체질 개선 차원에 관심을 보여 주기를 기대하며 또 수신료 인상이나 광고규제 완화 등 시급한 이슈에 대한 방통위의 정책 연속성이 계속 유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케이블TV업계는 “아직은 구체적인 정책 차원을 논하기는 이르나 내정자가 오랜 경륜을 바탕으로 방송계에 산적한 현안들을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하게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IPTV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내정자가 취임도 하기 전인 만큼 섣불리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겠지만, 법조인 출신인 만큼 공정한 방송시장 활동 조성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신업계도 “최 내정자가 정보법학회 회원이란 점에서 방송통신 분야에 문외한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현안을 잘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법조인 출신 방통위원장이 오히려 정치적 외풍 등에 휩쓸리지 않고 합리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전 방통위원장이 모두 정치권이나 방송업계 출신이다보니 전문성은 나름 갖췄지만 선거 출마 가능성 같은 개인적 행보 등을 보이지 않았느냐”면서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성향처럼 법과 원칙에 맞춰 뚝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갑작스럽게 법조인 출신 위원장이 내정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유력한 대법관 후보였고 지난 대선 당시에는 강원도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면서 “청와대에서 최 내정자가 추천된 것도 어느 정도는 이 같은 경력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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