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점차 중소형주의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균형맞추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 중소형주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및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을 보면 6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코스피는 1.78% 하락한 반면 코스닥은 8.07% 상승했다. 수급 차원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보다 코스닥 매수를 늘리면서 중소형주 강세를 뒷받침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코스피 시장에서 2조원 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던 것에 비해 코스닥에서는 1조원 가까운 매수 수위를 보이면서 연초 이후 코스닥 수급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코스닥 강세는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 대형주 실적 하향 조정 지속,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별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데 무엇이든지 쏠리게 되면 그 반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주식시장의 속성이기 때문에 최근의 쏠림현상은 다소 우려스럽다. 특히 이번 주 미국에서 나스닥 상승을 주도하던 바이오테크 관련 종목들은 상승 동력을 다소 잃어가는 모습이다. 전세계적으로 중소형주 쏠림현상을 주도했던 미국에서도 중소형주 조정에 대한 목소리가 다소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크로와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났다는 점에서 중소형주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티 매크로 서프라이즈 지수는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와 실제치간의 괴리를 통해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실망을 지수화해서 보여주는데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실망은 극단값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크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져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장은 매크로에 대해서는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의 대형주 실적 하향조정도 마찬가지다. 추가적인 하향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이익수정비율을 보면 실적 하향조정의 속도는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된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코스닥이 코스피를 10%포인트 이상 아웃퍼폼한 경우는 금융위기를 제외한다면 없었다는 점에서 최근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는 단기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소형주 쏠림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형주의 제한적 반등이 가능한 국면이다. 그러나 대형주의 반등이 연속성이 있다기보다는 중소형주에 대한 쏠림을 완화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대형주의 제한적 반등국면에서 레버리지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2000포인트 부근에서 레버리지를 줄이는 전략을 제시한다. 한편 중소형주 투자자는 코스닥 일부 테마주에 대한 무리한 추격매수보다는 실적이 안정적인 종목을 조정시 매수한다는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 주식시장에 반대되는 두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뉴노멀(New Normal·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에 진입했다는 시각과 정상화(성장률 반등, 물가 반등, 금리 반등)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리고 지금 국내 주식시장은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뉴노멀에 대한 베팅이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의 업종별 밸류에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타가 높은 업종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야 하지만 지금은 베타가 높을수록 PER가 높다. 네이버와 헬스케어 등 구조적 성장이 있는 종목과 업종에 주식시장이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 경제 성장화에 대한 기대가 약한 이유는 유럽의 디레버리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유럽은 미국보다 교역 비중이 높아서 유럽 경기가 살아나야 중국과 한국의 수출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
유럽의 대출 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고 유럽의 수입은 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대유럽 수출,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주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 부진한 중국의 2월 수출, 개선된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 등은 국내 주식시장의 쏠림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 성장에 대한 과도한 베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상대 밸류에이션 부담을 무시할 수 없고 중국의 2월 수출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전의 중국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전인대 이후 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들은 제시할 것이다.
이번 주 초 주식시장의 쏠림현상이 더욱 강해진다면 이를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한다. 지금은 균형감각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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