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연주회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화이트데이인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미셸 플라송의 환상 교향곡 : 하나 클래식 시리즈 2-II'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베를리오즈 오네게르 등 정통 프랑스 작품들을 본토 해석으로 들을 수 있는 무대로, 미셸 플라송의 지휘로 베를리오즈의 대표작 '환상 교향곡'과 오네게르의 '여름의 목가' 등이 연주된다.
프랑스 관현악의 '살아있는 목소리'로 불리는 미셸 플라송은 1968년부터 2003년까지 프랑스 '툴루즈 카피톨 오케스트라'를 35년간 이끌면서 세계적인 악단으로 키워냈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으며, 1994년부터 7년 동안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지냈다. 2010년부터는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의 수석지휘자를 맡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미셸 플라송이 들려줄 곡은 자신의 조국 프랑스를 대표하는 걸작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다. 낭만주의 정신이 한껏 드러난 이 작품은 표제음악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으며, 베를리오즈는 이곡에서 '고정악상(Idee fixe)'이라는 기법을 선보였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을 하나의 선율로 표현하고 그 선율을 상황에 따라 악기와 리듬 등에 변화를 주며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후에 낭만주의 작곡가뿐만 아니라 20세기 작곡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무명의 베를리오즈는 당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공연하던 아일랜드계 여배우 해리엇 스미스슨을 짝사랑했는데, 그 사랑의 좌절과 증오를 모티브로 27세의 나이에 만든 노래가 바로 이 '환상 교향곡'이다. 그는 실연의 아픔에 번민하던 젊은 예술가가 혼수상태에 빠져 기묘한 환상을 경험한 이야기를 총 다섯 악장으로 담아냈다. 환상 속 주인공은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죄로 처형당하고 온갖 잡귀, 마녀, 괴물들이 모여든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악몽을 꾼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교육자인 휘세인 세르메트가 서울시향과 협연 무대를 갖는다. 세르메트는 2012년 서울시향과 함께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해 프랑스 피아니즘의 극치를 보여주며 인상적인 무대를 선사한바 있다. 터키의 국가 예술가인 그는 13세에 터키의 영재 장학금을 받고 파리로 유학길에 올라 올리비에 메시앙과 앙리 뒤티외, 나디아 불랑제를 사사했으며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와 게자 안다 콩쿠르 등에 입상했다. 작곡자로도 이름 높은 그는 릴리 불랑제 작곡 콩쿠르에서 현악사중주로 상을 수상했다.
휘세인 세르메트가 이번에 협연할 작품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 c단조'이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남긴 단 두 곡의 단조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로, 동시대의 협주곡들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적이며 교향곡적인 측면이 강조된 점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후일 베토벤은 이 작품을 높이 칭송하며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의 모델로 삼아 동일한 조성으로 전개 방식과 선율을 차용하기도 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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