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윤여준 새정치연합 의장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린 데 대해 윤 의장이 실망감과 함께 분노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윤 의장은 7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자(안철수 의원)가 나한테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며 "연기력이 많이 늘었다", "아카데미상을 줘야 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통합 결정 직후 "(안 의원의 결정은) 민주적인 절차가 아니다"며 쓴소리를 한데 이어 두 번째다.
새정치연합의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해온 윤 의장은 지난 2일 안 의원이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제 3지대 신당 창당 합의'라는 깜짝 발표를 하기 30분 전에야 이 같은 내용을 통보 받았다고 한다.
이에 윤 의장은 지난 3일 "절차상 중대한 결함이고 민주적 절차가 아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발표 직후 새정치연합을 떠난 김성식 공동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그 거취가 주목됐다. 정계 원로이자 새정치연합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윤 의장이 떠난다면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 의장이 이처럼 안 의원에게 화가 나 있는 건 안 의원이 윤 의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인 '민주주의'를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 의장은 2002년 대선 이회창 당시 후보의 선거캠프를 이끌었고 , 2004년에는 박근혜 당시 대표를 도와 '한나라당의 책사'라고 불릴 만큼 여권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대선 당시엔 야권의 문재인 후보를 도우면서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윤 의장은 한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돕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민주적인 것이 몸에 배어 있는 태도"를 꼽았다. 당시 문 후보의 라이벌이었던 안 의원에 대해서는 "기업은 민주적 과정이 필요없다"면서 "기업의 CEO가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에 합류하면서는 "(안 의원의) CEO적 의사결정 태도가 민주적으로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기대를 내비쳤지만, 이번 통합 결정 과정에서 안 의원이 비민주적인 태도를 보이자 완전히 실망을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7일 오후 창당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앞서 "창당 방식만 결정되면 떠날 것이다"고 밝힌 윤 의장의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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