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개월 만의 유럽출장에서 현지 생산ㆍ판매거점을 잇따라 들러 전열 재정비를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줄어들던 유럽 신차판매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간)부터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 현대차 체코공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5일 독일에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판매법인을 들른 데 이어 6일에는 러시아공장 생산현황을 살피는 등 사흘간 4개국을 방문한다고 회사는 전했다.
이번 출장에서 정 회장은 "올해부터 유럽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생산과 판매 전 분야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자"면서 "지난 6년이 판매를 늘리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이제까지의 성과를 유지하고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시장은 2008년 이후 6년간 지속적으로 판매가 줄어 지난해 1374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9% 정도 증가한 1414만대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물량확대 보다는 유럽 자동차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에 대비해 중장기적 기초체력을 갖추는 데 집중키로 했다.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 증가한 75만대로 잡은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정 회장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공장을 방문해 시장수요에 탄력적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강조했다. 그는 "생산 각 공정에서 품질에 만전을 기하고 시장 수요에 탄력적 대응체계를 갖추라"면서 "협력업체와의 적극적 소통을 통한 원활한 부품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찾은 독일 유럽판매법인에서는 "시장에서 선전한 차종들의 경쟁력을 재점검 하고 신규 차종은 현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유럽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라"고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진 유럽에서 현지전략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견인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현대차 신형 i10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B세그먼트 신차 i20와 신형 쏘울을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한편 상품성을 강화한 월드컵 스페셜 모델들을 출시해 판매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월드컵ㆍ월드랠리챔피온십 등 각종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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