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빠른 방식의 그래핀 필름 제조법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간단하고 빠른 방식의 그래핀 필름 제조법이 새로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래핀 용액을 혼합한 물에 물과 일부 섞일 수 있는 휘발성 유기용매를 조금 첨가해 증발시키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와인 잔에 나타나는 '와인의 눈물'로 알려진 마랑고니 효과와 자연대류 현상을 동시에 발생시켜 자동적으로 수 분 안에 수십 센티미터 이상의 투명한 전도성 나노 필름이 형성되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10㎝ 지름 크기의 그래핀 필름 형성에 약 2분이 걸린다.
지금까지 개발된 그래핀 코팅이나 필름 제조 방법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고품질 그래핀은 200도에 가까운 고온이 아니면 증발되지 않는 극히 제한적인 유기용매에만 고농도로 분산되기 때문에 화학적 기상증착법(CVD)에 의해 금속 위에서 그래핀 필름을 합성했다.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을 제조한 뒤 수상에 고농도 분산해 코팅 또는 필름을 제조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번에 개발한 그래핀 필름 제조법은 특별히 고가의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고 제조한 그래핀 필름의 후처리 과정에서도 별도의 분리공정이나 환원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때문에 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다양한 소재의 표면에 그래핀 필름을 위치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기존에 나노두께의 필름 제조가 어려웠던 다양한 유기·무기 나노입자들의 단독 혹은 복합 필름 제조가 가능하다. 필름 형성과정에서 그래핀에 금· 팔라듐 등의 금속 나노입자를 붙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특성을 갖는 나노박막의 제조와 소재의 표면처리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앞으로 화학공학 분야와 소재 및 바이오 분야 발전에 중요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 기관인 IBS(원장 직무대행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는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단장 유룡)의 김상욱 그룹리더팀(KAIST 교수)이 맡았다.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재료공학 분야 권위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2월13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