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단원제 등 도입 추진..내년 레퍼토리 주제는 '해방'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예술성, 시의성, 현대성' 지난 4일 취임한 김윤철(65) 신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내건 목표가치다. 이와 함께 김 감독은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극단, 국제경쟁력이 있는 극단"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17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김윤철 감독은 "지난 3년간 국립극단이 활발하게 살아 움직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적인 한계로 인해 국립극단의 정체성을 세우지는 못했다.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극단으로 국립극단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2010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후 손진책 연출가가 초대 예술 감독을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손 전 감독의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예술 감독 자리는 두 달이 넘도록 공석이었다. 여러 하마평이 나도는 가운데 2대 예술 감독을 김윤철 감독이 맡게 됐다. 세종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한예종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과 한일 연극교류협의회 초대회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김 감독 임명 이후에 연극계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도 있었다. 평론가 출신 감독이기 때문에 현장의 경험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우려였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김 감독은 "현장 예술가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다들 걱정하지만 한 번도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 평론은 현장을 떠나서는 할 수 없다. 그동안 비교적 공정하게 비판적으로 연극계를 관찰해왔다. 앞으로도 모든 제안과 비판을 수렴하고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철 호' 국립극단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그동안 작품별로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캐스팅하는 제도에서 벗어나 전속 단원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3년 동안의 레퍼토리를 미리 정해 일정 수의 배우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국립극단만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원제야말로 가장 시급하게 도입해야 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52억원의 예산으로 모든 역량과 자산을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시키겠다는 각오다.
또 레퍼토리는 ▲고전의 현대화 ▲현대고전의 발굴 ▲시의성 있는 주제의 공동창작 / 실험연극 ▲아동/청소년 연극 등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근현대 한국연극 베스트 10과 명배우 10인전 등의 시리즈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이 해방 70주년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작품의 주제를 '해방'으로 정했다. 역사, 정치적인 해방의 의미뿐만 아니라 우리를 구속하고 있는 편견으로부터의 해방까지 다층위적으로 해방과 관련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겠다. 올 하반기에는 '어떤 사람이 해방할 수 있을까'와 관련한 자기 응시다. 2016년은 해방된 자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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