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사랑마을', 주민참여형 정비로 재탄생

서울시는 박미사랑마을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실시해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필로티는 '그린존'(위·오른쪽)으로 조성하고, 폐쇄형 담장을 허물고 식물 울타리식의 개방형 담장을 조성해 주민간의 교류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자료:서울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노후도 등이 충족되지 않아 뉴타운에서 제외된 '박미사랑마을'이 공공시설만 정비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을 거쳐 다시 태어난다. 길음·흑석뉴타운에 이어 존치지역 가운데 마지막으로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실시하는 지역이다. 면적은 최대(9만7596㎡), 가구수도 1242가구로 가장 많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30일 제10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개최해 '시흥재정비촉진지구 내 존치지역 저층주거지 재생사업을 위한 주거환경관리사업 계획안'을 조건부 가결했고 오는 29일 결정 고시한다고 밝혔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전면 철거 대신 마을의 역사성을 보존하며 부분적으로 개량하는 정비사사업이다. 공공이 기반시설을 정비·설치하고 개인이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주민들을 주축으로 지역의 발전 방향을 구상하면 서울시와 전문가 집단이 구체화하는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다.

박미사랑마을은 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됐지만 비교적 노후도가 양호해 존치지역으로 분류됐다. 면적이 9만7596㎡, 가구수는 1242가구로 사업을 실시한 존치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서울시는 넓은 면적을 감안해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단계로 2011년부터 시흥3동 일대(4만9282㎡)에 마을회관, 그린존을 조성했다. 지난해 말 주민 동의 50%를 얻어 2단계 사업을 올 상반기부터 착수한다.

사업 내용은 ▲가로환경개선 ▲쌈지형 공원 조성 ▲노후 CCTV 교체·신설 ▲비상벨 설치 ▲그린존 조성 ▲녹색주차장 설치를 비롯한 기반시설 등을 정비하는 것이다. 올 상반기 중 착수해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주민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마을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주요 보도 및 도로 결절부에 쌈지형 공원(미니공원)을 만들고 운동기구, 벤치 등을 설치한다. 방범·보안을 위해 노후한 CCTV는 해상도가 높은 신형으로 교체하고 공원에도 방범용 CCTV를 설치한다. 어린이 공원에는 구청 통합관제센터와 통화할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한다.

필로티에는 잔디를 깔아 녹색 주차장(그린파킹)으로, 필로티와 연결된 보도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 등을 설치해 그린존을 만든다. 폐쇄형 담장을 허물고 식물 울타리로 개방형 담장을 조성해 주민간의 교류도 활성화한다. 가로 분위기를 개선하고 보행 편의를 위해 확장한 보도에 꽃과 나무를 심고 편의시설도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 과정 전반에 주민들이 참여해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계획수립부터 주민대표, 전문가, 시·구 관계자들이 해결방안을 모색했고 주민들은 운영위원회를 운영하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주민협의체는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홍보물을 배포했다.

서울시는 민간부문의 자발적 정비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주거환경을 훼손하는 시설물 등 용도를 제한하고 기형건축물 양산을 막고자 가로구역별 최고높이를 지정하기로 했다. 향후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마을 공동체 문화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주거재생정책관은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및 재정비촉진지구 해제지역 등 전면철거가 필요하지 않은 양호한 저층주거지역 관리·지원을 통해 마을의 장점은 살리고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지속가능한 주거지 재생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특히 마을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색이 살아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