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반등 하루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며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대외 경기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그동안 증시를 압박했던 미국발 정책 변화 우려도 완화되고 엔화 약세도 진정되는 등 부담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가는 언제쯤 화답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말들이 주변에서 많이 들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강한 설명력을 가지고 있던 대외 경기 모멘텀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일제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상당기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보니 그와 같은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
13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경기선행지수는 100.9로 지난달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8월 99.7에서 99.6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한동안 저점을 형성한 이후 약 1년 이상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일제히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은 대부분 기준선 이하 영역에 위치했다.
일반적으로 경기선행지수는 주가와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설명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에 대한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영향력은 점차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12월 고용지표의 악화로 인해 1월 연방공개시자위원회(FOMC)에서의 급진적 의사결정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높아지고 있는 일본의 기대 인플레이션과 급격히 확대된 경상수지 적자를 감안하면 일본은행(BOJ)도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경기 모멘텀 발현을 막고 있는 요인들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반등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연초 낙관적인 전망이 빛을 잃고 있는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컸다. 12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경기 회복 기대보다 정책 변화 우려가 앞서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은 1월에는 이러한 우려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장기금리 하락, 엔화 약세 진정, 유럽 경기 회복이 기대된다.
1월말 FOMC 회의를 지나면서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상승 우려면에서는 다소 숨고르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OMC 회의에서는 현 수준의 정책 유지가 예상된다. 지난 주말 발표된 고용지표 부진은 날씨 영향이 컸는데 향후 1~2개월 미국 경제지표 변동이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경기 판단이 개선될 여지가 적어졌다. 경제지표 의존적인 정책 운영을 주장하고 있는 연준 이사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연속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가 안정되면 엔화 약세 모멘텀도 약해진다. 1월22일 BOJ의 금융정책회의는 현 수준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낮은 물가와 반대로 일본은 비용측면의 높아진 물가를 고민해야 한다.
유럽의 경기는 조용하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의 주도로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와중에서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금리는 하락했다. 이들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4%를 하회했다. 재정위험이 구조적으로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추가 금융완화 정책이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대출 확대, 금리 도입 등으로 추가 정책 방향은 압축되고 있다. 여전히 1분기 중 정책 시행 가능성이 남아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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