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다하고 투자·일자리 늘릴 것"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13일 서울 마포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화답해 중견기업도 3개년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각 중견기업의 사업을 더욱 고도화시키자는 것이 로드맵의 골자"라며 "고도화가 이뤄져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그러려면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M&A 펀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일명 '글로벌 M&A 프로젝트'다. 그는 "중견기업이 글로벌로 더 커지려면 해외 업체들의 기술력이나 디자인이 필요하므로 엔지니어링 회사를 M&A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그런 것(M&A)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가시적인 부분을 만들어서 (정부에) 화답을 하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 회장이 중견기업의 고도화를 서두르는 것은 우리 경제가 대기업 위주의 불균형 성장을 해온 데 따른 우려에서다. 강 회장은 "삼성과 현대가 무너지면 우리 경제가 큰일이 난다"며 "중견기업이 역사적인 소명감을 갖고 빨리, 많이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기업 2중대' 모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산업 발전 과정에서 중화학·수출 지향적 성장을 하다 보니 투자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대기업 협력사들이 많이 생겨났다"면서도 "이런 과정을 거쳐 성장한 기업들이 지금은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에 다각적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을 둘러싼 정책·사회적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중견기업들은 엔저 등 경기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없다"며 "반면 통상임금 등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경제를 잘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강 회장은 "세상에 그런 (법원) 판결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법을 어긴 것도 아닌데 왜 소송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련 회원사 일부는 벌써 3개월 (통상임금 소급분) 소송이 걸린 곳도 많다"며 "중견기업 CEO들이 중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되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겠다고 난리"라고 덧붙였다.
올해 강 회장은 중견기업법 통과로 인해 법정단체가 된 중견련의 역량 확보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국내외 기관들을 벤치마킹해 기틀을 갖추고, 오는 3월 하순께 독일 중견·중소기업협회(BVMW)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겠다"며 "올해를 새로운 경제단체로서의 역량을 확보하는 원년(元年)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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