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일본의 전력 회사들이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흥국에서 에너지 절약 기술을 가르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이 불투명한 만큼 해외 컨설팅 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삼으려고 하는 것이다.
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기회로 해외사업 확대를 일시 동결했지만 일본 정부에 제출한 새로운 종합특별사업계획(재건 계획)이 승인되면서 해외 컨설팅 사업 확충에 본격 나섰다.
도쿄 전력의 해외 매출은 2008 년도에 17억4000만엔(한화 약 173억7200만원)으로 최고치에 이르렀지만 원전 사고 이후 해외 진출을 보류한 탓에 2011 년도 매출은 9 억 2000만엔까지 줄었다.
또 2013 년도에는 세르비아 에너지 절약법에 근거하는 에너지 관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컨설팅과 부탄의 재생 가능 에너지의 도입 조사 등을 벌였지만 매출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해외 컨설팅 사업을 확충해 오는 2020년도에 매출 20억엔을 올린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이를 위해 도쿄전력은 사우디를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사우디는 산유국이지만 전력 판매량이 2000년대 들어 두 배로 늘어나면서 에너지 절약 의식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2007~2009년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로부터 위탁을 받아 사우디의 에너지 절약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경험이 있다. 후쿠시마 사고로 교류가 일시 중단됐지만 사우디 측의 요청이 있어 올 봄부터 컨설팅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전력 회사도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주부전력은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지난해 6 월부터 양곤시의 배전망 정비를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고 간사이 전력도 미얀마에서 중장기적인 전력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를 각각 실시하고 있다.
또 주고쿠 전력도 우기와 건기로 수력 발전의 공급력에 큰 차이가 생기는 캄보디아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수요 예상이나 전원 개발 계획 지원을 시작했다.
산케이는 전력 소매 전면 자유화 등으로 일본 국내 시장의 경쟁 격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 시장으로 사업 기회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더욱 넓어 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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