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올해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아침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인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면서 배송 지연으로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닷컴을 비롯해 최근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월마트, 콜스백화점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성탄절 선물을 구입한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가 성탄절이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했다.
미국 전체 소포 물량의 45%가량을 담당하는 UPS는 “성탄절 직전에 선물 주문이 급증해 예상 배달 물량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업체는 성탄절 선물을 제 때에 배달하지 못하고도 성탄절 당일 배달 중단 방침을 고집해 고객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UPS는 성명을 내고 “성탄절에 항공배송 물량이 자체 배송능력을 초과하면서 일부 배달이 지연됐다”고 사과했다. 성탄절 당일 배달 중단 계획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나탈리 블랙 대변인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성탄절 오후 분류작업을 할 것”이라며 “내일이나 모레께 남아있는 항공배송 물량을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탄절 배달이 지연되는 등 사고가 잇따른 것은 각 쇼핑업체들이 너나없이 온라인 쇼핑에 주력한 탓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 소비자를 빼앗긴 오프라인 백화점와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 것이 배송 능력 초과 사태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전체 온라인 쇼핑이 지난해 대비 15% 늘었다고 추산한다. 성탄절 직전 막판 쇼핑은 무려 37%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해에는 최대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사이의 간격이 예년에 비해 엿새가량 당겨져 쇼핑업체들이 주문 물량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은 이와 함께 성탄절 선물 폭주가 다른 물건 배송에도 영향을 미쳐 긴급 약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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