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추신수가 미국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고의 '잭팟'을 터뜨리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2일(한국시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379억원)에 7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FA 27위에 해당하는 거액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 빅리거 가운데 최고 연봉이다. 2002년 텍사스에 입단한 박찬호의 5년 6,500만 달러와 2008년 시애틀에 둥지를 튼 스즈키 이치로의 5년 9,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초대형 계약에도 의문점은 있었다. 추신수가 원터미팅 당시 뉴욕 양키즈로부터 받은 같은 기간 총 1억4000만 달러(약 1,485억원)의 제안을 거부한 까닭이다. 의구심을 풀어줄 열쇠가 바로 세금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보통 미국 연방세와 팀이 속한 주(州)에 소득세를 함께 내는데 텍사스는 별도의 주민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속한 캘리포니아주가 최대 소득세로 13.30%, 뉴욕주가 8.82%를 차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세법을 감안하면 추신수가 양키스에서 제시한 조건보다 높은 실 수령액을 챙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FOX스포츠는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받게 될 연봉 총액이 양키스의 1억4800만 달러(약 1,570억원)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행선지 선택의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 텍사스는 2010-2011년 아메리칸리그를 2연속 제패한 강팀이다. 다르빗슈 유와 데릭 홀랜드, 맷 해리슨 등이 버틴 마운드는 물론 막강한 타선을 보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노릴만한 전력이다. 더불어 지역 인근의 한인 규모가 커지고 있어 가족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추신수는 25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뒤 이상이 없을 경우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식 입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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