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이용 캡티브금융 비중 73%…정치권 일각 "공정 경쟁 방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기아차의 캡티브금융 비중이 국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업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김기준 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현대기아자동차의 여신전문금융회사 거래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73.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파이낸셜과 신한캐피탈 등 대형 여신전문금융회사는 4~5% 선에 불과했다. 이는 할부금융과 리스ㆍ오토론을 모두 합한 수치로,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전체 취급실적 22만5000여건 가운데 98%가 넘는 22만1400여건이 현대기아차에 집중됐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계열금융사인 RCI파이낸셜을 통한 거래가 65.5%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6.7%에서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고객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캡티브금융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캡티브금융이란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살 때 해당 제조업체의 계열사나 관계사인 금융업체를 통해 구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수입차업계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계열 금융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국내 완성차업계의 캡티브금융 비중도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BMW의 경우 전체 여전사 가운데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통한 거래비중이 올 상반기 70.5%, 도요타 역시 토요타파이낸셜을 통한 거래가 72.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은 자사 금융기관을 통한 거래가 69.6%, 57.9%로 지난해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정치권 일각에서 자동차업체의 캡티브금융을 문제 삼는 건 특정업체로 일감을 몰아주면서 공정한 경쟁을 방해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ㆍ수입과 판매가 이원화돼있는 상황에서 제조사가 지정한 금융사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판매를 담당하는 딜러에게 차를 늦게 출고하거나 아예 주지 않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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