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공모 철회 잇따라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올 하반기 살아나는 듯했던 기업공개(IPO)시장이 연말에 다시 얼어붙고 있다. 당초 12월 상장을 예정했던 기업 3곳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면서 올해 IPO시장 규모도 1조2000억원 수준에 머무르게 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광통신부품업체인 오이솔루션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 회사 박용관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시장 불황 속 예상외의 수요예측 결과가 나와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오이솔루션은 지난 9~10일 이틀 동안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기관이 제시한 평균 공모가가 회사 측의 공모희망가(8500원~9000원)를 밑돌자 상장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 상장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오이솔루션의 이번 결정으로 12월 들어서만 상장을 포기한 기업이 3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앞서 열처리업체인 동우HST와 반도체 실리콘 부품업체 하나머티리얼즈도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각각 공모를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신규 상장사는 전북은행이 이름을 바꾼 JB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총 35개사다. 지난해 28개사가 상장한 것에 비해서는 25% 늘었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눈높이가 높아졌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실망스런 수준이다. 공모금액도 올 들어 총 1조2423억원으로 지난해(1조94억원)보다 23% 증가하긴 했지만, 현대로템을 제외하면 62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올해 안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솔루에타와 이지웰페어까지 합해도 올들어 IPO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1조3000억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기 1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인 이들 기업 중 솔루에타의 공모희망가액은 2만8000~3만2000원으로 자금조달액이 280억~32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웰페어의 공모희망가는 이보다 낮은 3300~4000원으로 33억~40억원 수준을 모집할 것으로 전망돼 올 IPO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생명 이후 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던 현대로템이 상장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연말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IPO 시장 역시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불과 2년 전인 2011년 신규 상장사가 73개, 총 공모액이 4조2558억원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훨씬 못 미친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이사는 “공모주들이 막판에 몰려 공급이 많아지면서 11월 이후부터 공모주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내려가고 기관들도 저가매수하려고 수요예측 가격을 낮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그러나 내년 증시 전망이 밝은 만큼 현재 IPO시장 분위기가 내년에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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