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삼성·LG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국내 브랜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브랜드 커피머신과 수입산 과일 등도 여느 국가보다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팔렸다. 국내외 브랜드 할 것 없이 한국에서만 유독 모두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12일 소비자시민모임은 미국ㆍ일본ㆍ중국ㆍ영국ㆍ프랑스 등 세계 15개국 주요도시의 스마트폰, 노트북, 생활가전제품, 농축산물, 화장품 등 32개 품목 60개 제품의 국제물가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이 결과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총 60개 제품 중 절반 이상인 34개 제품의 판매 가격이 상위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1개 제품은 15개국 중 한국이 가장 비쌌다.
통신·가전제품 중 한국이 1위로 가장 비싼 제품은 삼성 갤럭시 노트3(1위), LG옵티머스 G2(1위), 삼성 아티브 북4(1위) 등 3개였다. 삼성 갤럭시 노트3의 국내 판매가는 106만7000원이지만 영국에서는 78만6800원에 판매돼 1.4배 더 비쌌다. 미국에 비해서도 1.3배 비쌌다.
삼성 아티브 북4도 국내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이 125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격이 가장 싼 국가는 미국으로 63만7000원이었으며 한국과는 약 2배 차이가 났다.
수입산 에스프레소 커피머신도 국내 판매가격은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높았다.
밀레 커피메이커(CM5100)와 드롱기 커피메이커(프리마돈나 아반트 ESAM6700)는 15개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각각 299만원과 448만원으로 현지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쌌다. 독일 제품인 밀레는 독일 현지에서 128만원, 이탈리아 브랜드인 드롱기의 현지가격은 161만2000원이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지니오의 국내 판매가격은 16만9000원으로 조사 대상 국가 중 8위에 그쳤지만 실제 지속적인 소비를 해야 하는 커피 캡슐은 9900원으로 15개국 중 4위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일 역시 한국이 타 국가에 비해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미국산 자몽의 국내 판매가격은 개당 2594원으로 가장 높았고, 필리핀산 바나나도 100g당 370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로 가격 인하가 기대됐던 체리와 오렌지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체리의 경우, 지난해 6월 국제물가 조사결과 100g당 1250원이었던 것이 올 6월 조사에서는 100g당 1940원으로 올라 전년 대비 1.6배 올랐다. 그러나 미국 현지 가격은 100g당 1.15달러에서 1.10달러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미국산 오렌지도 같은 기간 동안 개당 800원에서 1240원으로 1.6배 올랐다. 그러나 관세청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오렌지 수입가격은 1㎏당 1833원에서 1787원으로 인하됐고 수입관세도 30%에서 25%로 낮아졌다. 그런데도 실제 소비자 판매가격은 오른 것이다.
소시모 관계자는 "2008년 이후 국제물가 조사 결과 쇠고기, 올리브오일, 수입 와인, 수입 맥주의 국내 판매 가격이 해외 다른 국가에 비해 계속해서 비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격 인하를 위한 유통 구조의 개선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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