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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수출 비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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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엔화, 물 건너간 TPP 탓에... 車 철강 수출경쟁력 떨어져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승미 기자] 엔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일본 경제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태세를 보이자, 국내 수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일본 엔화가 다시 치솟으면서 자동차와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품목에 비상이 걸린 것. 여기에 한국의 TPP 창립멤버 참여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기업들이 향후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던 일본 엔화가 다시 치솟으면서 자동차와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품목에 비상이 걸렸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면 국내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판매가 감소한다.

반면 엔저라는 순풍을 단 일본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얻어 한국산 제품보다 비교우위를 가지게 된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올 1분기 1달러당 92.3엔이었지만 2분기 98.7엔, 3분기 98.9엔 등 엔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원·엔 환율 역시 100엔당 1175원, 2분기 1137원, 3분기 1124원 등 매분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엔화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품목은 자동차. 국산차가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 엔저는 터보 엔진이나 다름없다. TPP 역시 한국 자동차산업 및 철강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해당 업계가 손익계산에 들어갔다.


일본의 TPP 참여로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차의 관세(8%)가 폐지된다. 내수 시장에서 일본차가 가격경쟁력을 얻게 돼 일본차 판매가 늘 수밖에 없다. 예컨대 렉서스가 올 4월 출시한 ES300h 프리미엄(4990만원)은 관세 폐지 시 4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인하효과가 발생한다. 이 경우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 3.3 모던(4660만원)보다 가격이 더 싸지게 된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TPP에 참여하면 일본 자동차를 비롯해 일본 자동차 부품이 혜택을 보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방산업인 철강·기계산업도 TPP의 영향을 받는다. 통상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냉연 강판은 1t 내외다. 한국차의 해외 판매가 감소하면 냉연 강판의 수요도 감소하는 구조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면 기계산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한국의 주요 기계제품 관세는 8%대이지만 일본은 사실상 0%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내 기계산업이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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