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출혈 경쟁'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그린피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이다.
더불어 골프장 내 레스토랑과 프로숍 등도 종전의 '폭리 논란'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갖추려는 시점이다. 일부 골프장은 그러나 여전히 비싸다. 필자 역시 얼마 전에 9000원짜리 김밥을 먹은 적이 있다. 스타트 전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다양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대단한(?) 김밥이 아니었기에 입맛이 씁쓸했다.
물론 가격이 비싸더라도 정당성이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그 비용을 지불할 고객들은 분명히 있다. 음식을 예로 들었지만 모든 서비스에 적용시킬 수 있는 화두다.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PGM사는 최근에 "First Class Golf"라는 타이틀로 동경 도심에 있는 헬기장과 제휴를 맺어 동경 인근 8개의 PGM코스에 전세 헬기를 타고 갈 수 있는 고급 콘셉트의 플랜을 고안해 냈다.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헬기를 타고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럭셔리 골프'다. 시간이 없는 기업경영자나 간부, VIP 접대, 기념일 등의 이벤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발상은 이슈가 되고,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헬기플랜의 효과도 크다. 가격을 합리적으로 설정해 수익률이 매우 좋다. 부유층 골퍼의 유입 유도와 대상 코스의 이미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프장은 '서비스'를 파는 업종이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해 주고 서비스만큼 받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가격을 낮추는 하향평준화가 전부가 아니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는 모두가 뜻 모를 명문코스를 지향한다더니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가격 할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게 아쉽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외치지만 정작 대안은 없다. 그저 다들 하는 가격할인 뿐이다. 골프장과 그 서비스는 어디서나 똑같은 주유소의 기름이 아니기에 무조건 싸야 할 필요가 없다. 저렴한 것을 원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그 이상을 원하는 고객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객들에게 선택폭을 넓혀주는 것이야말로 골프장이 살아남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부분이다.
PGM(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 한국지사대표 hhwang@pacificgolf.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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