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김치재료 값쌀 때 준비…상자에 세워 담아 0도에서 저장, 뿌리와 잎 남겨야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김장채소 생산이 늘면서 싼 배춧값으로 농민들이 울상이다. 게다가 김치소비마저 줄어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농산물은 제때 팔지 않으면 모두 내버려야 하는 등 신선도가 생명이어서 팔다 남은 김장채소 처리도 농민에겐 큰 걱정이다.
하지만 김장채소를 내년 초까지 생생하게 보관할 수 있는 법이 있어 농민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이 밝힌 보관법은 4~5개월까지 저장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내년 초 김치재료를 싼값에 살 수 있다.
김정태 충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사는 “배추의 경우 밑부분이 위로 가도록 상자에 담고 10도 온도에서 하루 동안 말린 뒤 0도에서 저장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때 배추의 품온(바깥온도보다 높아진 물질 온도)이 내려가면 과습과 수분유지를 위해 미세구멍(10㎝ 간격)이 있는 20㎛ 고밀도 폴리에틸렌필름으로 상자를 덮어 보관하면 된다.
이 기술로 배추를 보관하면 무게와 경도감소가 적어 저장기간이 4.5개월로 느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른 저장법으로 무·배추는 저장시기에 따라 임시저장, 단기저장, 움을 이용한 장기저장 등으로 나뉜다.
김 지도사는 “무·배추는 온도 0∼3도, 습도 90∼95% 환경에서 저장한다”며 “먼저 질 좋은 무와 배추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장할 무는 육질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게 좋고 너무 큰 것은 바람들이가 생기기 쉽다. 배추도 너무 큰 포기는 썩기 쉬워 골라낸 뒤 겉잎을 2∼3장 벗겨내고 저장하되 병든 포기나 얼었던 포기는 저장하지 않도록 한다.
임시저장법의 경우 무는 잎을 자르지 말고 2줄로 잎이 밖으로 나오게 10∼15층으로 쌓고 배추는 뿌리를 자르지 말고 2줄로 뿌리가 밖으로 나오게 4∼5층으로 쌓은 뒤 섬피 등으로 덮고 바람에 날리지 않게 끈으로 얽어매 준다.
단기저장은 깊이 20∼30㎝의 골을 판 다음 무는 잎을 자르지 말고 4∼5개씩 단을 지어 세우고 잎이 약간 묻힐 정도로 흙을 덮어준다. 배추는 뿌리를 자르지 말고 4∼5포기씩 세로로 세워 짚, 섬피 등으로 덮어주되 기온이 더 내려가면 흙을 10∼20㎝ 더 덮어준다.
움을 이용한 장기저장은 무는 깊이 0.6∼1m로 움을 판 뒤 잎을 모두 잘라내고 움 안에 쌓는다. 배추는 30∼40㎝ 깊이로 움에 뿌리를 자르지 말고 4∼5줄로 세워 저장하고 움 위에 섬피 등을 덮고 지름이 10㎝쯤 되는 환기구멍을 3m 간격으로 뚫는다. 저장 뒤엔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흙을 2∼3회 두껍게 덮어준다.
이 밖에도 가정에서 손쉬운 배추저장법은 뿌리를 자르고 겉잎 3∼4매를 벗겨낸 뒤 그늘에서 물기를 2∼3일 말린 다음 포기를 각각 깨끗한 종이로 싸서 0∼10도에서 변화가 적은 지하실 등에 저장하면 20∼30일 저장할 수 있다.
김 지도사는 “이 같은 방법으로 가정에서 김장채소를 더 사서 저장하면 내년 초 필요한 재료를 싸고 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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