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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檢, 원세훈 공소장 변경내용 구체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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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선 등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트위터 게시물 121만여건을 찾아내고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공소장 변경 신청을 낸 것에 대해 재판부가 행위자를 특정하는 등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측 변호인이 “실제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 제한이 있다”며 반발한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검찰에 이 같이 전달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트위터 각 글에 대한 실제 행위자 특정할 것 ▲이전 공소장 별지목록에서 빠진 부분에 대한 근거를 밝힐 것 ▲트위터 글 중 실제 텍스트 2만6550건이 몇 차례 반복됐는지 각 글별로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구체화된 검찰 측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받아보고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서를 전달받은 뒤 오는 28일 오후 4시에 공판을 열어 허가 여부를 검토하고 향후 일정을 정리할 방침이다.

재판부는 내년 1월쯤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방어권 준비기간을 충분히 보장해달라는 말도 일리 있지만 가능한 신속하게 공판을 진행해 (법원 인사가 있는 내년 2월 이전) 판결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재판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 전 원장 측 변호인들은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고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이 저해되며, 수사와 재판을 병행해 국정원 직원들을 증인으로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검찰은 대선 등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트위터 게시물 121만여건을 찾아내고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20일 법원에 2차 공소장 변경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부장검사)은 국정원 직원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트위터 게시물이 121만여건에 달하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내용 등이 담긴 선거 관련 글은 64만7000여건, 기타 정치 관련 글은 56만2000여건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직접 작성하거나 언론 기사 등을 인용해 간접적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은 중복을 제외한 실제 텍스트를 기준으로 선거 관련이 1만3292건, 정치 관련이 1만3258건 등 모두 2만6550건으로 나타났다.


해당 트위터 게시물들이 ‘봇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반자동으로 퍼날라지면서 트윗, 리트윗 등 다양한 형태로 유포돼 전체 게시물 규모는 121만여건으로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공소장 변경 신청은 지난달 18일에 이어 두 번째이며 법원은 지난달 30일 1차 공소장 변경신청을 허가한 바 있다. 원 전 원장 등 국정원 수뇌부의 유무죄를 판단할 때 국정원 직원들의 온라인 댓글 활동과 함께 트위터 활동도 함께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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