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지난 14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3'의 올해 키워드는 외산 강세다. 국내 유력 게임사는 대거 불참한 반면 이전과 다르게 최대 규모의 B2B관(기업간거래)을 마련, 실속은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제 정국으로 집 비운 국산, 외산 게임에 구름관중= 올해 지스타 전시장의 스타는 외산 게임사다. 게임 중독법 발의에서 비롯된 규제 정국 속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3'는 외산 게임사들의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올해 지스타 2013 B2C관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워게이밍, 닌텐도, 소니전자 등 외산 게임사 부스에 구름관중이 몰렸다. 미국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넥슨이나 다음보다 20부스 큰 총 100부스로 전시관을 차렸다. B2C관 최대 규모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III: 영혼을 거두는 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 등 최신 게임 타이틀의 체험 버전을 선보이며 흥행몰이했다.
워게이밍은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이 결린 '월드 오브 탱크' 이벤트 매치를 열고 관람객 몰이에 나섰다. 60부스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워게이밍은 '월드 오브 탱크'와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 '월드 오브 탱크: Xbox360 에디션' 3종을 출전시켰다. 워게이밍은 B2C관 외에도 야외에 작은 부스를 마련해 '월드 오브 탱크'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2011년과 지난해 부스를 마련하지 않은 소니도 3년만에 지스타를 찾아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등을 소개했다.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일본의 게임 플랫폼 GMO앱스클라우드가 단독 부스를 마련해 국내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능일 비껴 간 지스타…개막 전 긴 줄 진풍경 없어=14일 오전 10시 개막한 지스타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개막식 즈음 벡스코 야외광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인파가 붐비던 진풍경이 올해는 없었다. 개막일 오전에 한산하던 B2C 전시관 입구는 정오가 지나서부터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수학능력시험 첫날 개막해 휴교를 맞은 학생들이 대거 몰렸지만, 올해는 개막이 늦춰지면서 수능 특수를 누리지 못한 탓이다. 주말을 맞아 학생들이 대거 모여들면서 예년과 유사한 지스타 열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첫 날과 둘째 날 누적 방문객 수는 총 7만1천441명으로 지난해 보다 소폭 줄었다.
◆B2B관 역대 최대 규모...비게임사 대거 부스 마련= 올해 지스타는 기업간 거래가 이뤄지는 B2B관이 2012년 726부스보다 41.3% 급증한 1026부스로 편성됐다. 참가기업 규모도 지난해 314개사에서 올해 399개사로 27% 확대된 만큼 활발한 비즈니스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비게임사 기업이 차린 부스가 성황을 이루며 비즈니스장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B2B관에는 게임사 외에 소액결제업체, 광고 플랫폼사,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등이 부스를 차렸다. 모바일 마케팅 툴을 제공하는 파이브락스가 B2B관에 부스를 차리고 해외 바이어들과 사업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진행했다.
지스타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493명이던 유료 티켓 구매자가 올해 1083명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불황일수록 지스타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실속있는 비즈니스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분석이다. 민간이 이양받아 두 번째 치르는 지스타 2013은 기대작들이 대거 공개되고 바이어들이 몰리면서 규모와 내용면에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해 B2B관은 입주 기업 절반이 해외 업체가 차지한데다 해외 바이어도 전년 대비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글로벌 대회로 발돋움했다. 수출 상담건수는 3935건으로 이 가운데 167건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수출액은 1억4799만달러(약 1610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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