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가 ‘쓰레기 천국’으로 변했다. 길거리 청소부와 쓰레기 수거원들이 2주째 총파업을 이어가면서 거리마다 쓰레기봉투와 오물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재정 위기국 스페인의 긴축 정책으로 국가 최대 관광명소 마드리드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6000명의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간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은 회사 측의 20%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에 반발하며 전원 업무를 중단한 것이다. 하지만 청소노조는 이 같은 인력감축이 마드리드시의 예산감축에 따른 것이라고 시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아나 보텔라 마드리드 시장은 이번 파업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노사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마드리드 언론들은 보텔라 시장을 강력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마드리드의 국제적 이미지가 추락할 것이라는 비난이다.
특히 마드리드가 지난 9월 세 번째 올림픽 유치에 나섰다. 5년간 재정위기에서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한 스페인은 마드리드 올림픽 유치를 통해 국제사회에 건재함을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쓰레기 천국’ 이미지는 올림픽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관광객 감소로 한 차례 충격을 받기도 했다. 마드리드의 공항은 집계 이후 처음으로 바로셀로나의 프레트공항보다 방문객이 더 적었다.
마드리드에선 청소 노조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다. 마드리드의 한 시민은 "거리가 지저분해 불편하지만 청소부들을 이해한다.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은 모두 시청 탓"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국에서 동맹파업은 일상이 됐다. 스페인과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스페인인 경우 연말 예산정국에서 예산삭감 논의가 남아 있어 노동자 파업 압력은 더욱 거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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