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에서 위기 탈출에 대한 자신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유럽 위기의 최악에서 이미 벗어났다"는 올리 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의 발언을 최근 전했다.
렌 위원은 유럽의 부채ㆍ재정 위기가 이미 정점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이 지난 6월 위기의 고비를 넘어섰다고 본다.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새 정부가 구성되면서 위기 해법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그는 그리스ㆍ스페인ㆍ포르투갈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국들이 엄격한 긴축 조치로 재정적자를 감축한 덕에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010년 6.2%에서 올해 3%로, 내년 2.5%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렌 위원은 "이제 위기관리 모드에서 벗어나 유로존과 EU 전체 회원국의 구조적 변화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의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다소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EUㆍ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화 사수 정책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경계했다. "지금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자기만족"이라는 것이다.
유럽 위기에 대해 렌 위원이 긍정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10월 "유럽의 채무위기가 최악을 벗어났다"고 발언한 바 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자국이 '지속가능한 성장궤도'로 진입하는 게 부채 일부 상각(헤어컷)보다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마라스 총리는 독일 일간 빌트와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이어 그는 "그리스가 경제개혁의 모범이 되고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마라스 총리는 추가 부채 상각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그리스의 부채 규모가 장기적으로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며 채권단의 추가 손실 부담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고용 등 일부 실물지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의 실업률은 살인적이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유로존 실업률은 11.7%다.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져 유로화 출범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EU 27개국 전체로 봐도 10월 실업률은 10.6%에서 10.7%로 높아져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나라별로 보면 스페인의 실업률이 26.2%다. 국민의 25% 이상이 실업자라는 뜻이다. 이어 그리스(25.4%), 포르투갈(16.3%), 아일랜드(14.7%)가 높은 실업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