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누구 말이 맞지?'
지난 8일 경기도의회 정례회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상성 도의원(진보정의ㆍ고양6)이 서로 배치되는 발언을 해 누구 말이 맞느냐를 두고 관심을 끌었다.
먼저 김 지사는 도의회 새누리당 신현석 의원(파주)으로 부터 "도 재정난이 심각한데 향후 지속사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예산 배정 우선순위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최근 경제가 좋지 않다 보니 어려운 사람이 많이 늘고 있다"며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특히 "기초연금, 노령연금, 무한돌봄, 저소득층 의료비, 저속득층 장애인 및 가족 지원 등 가장 어려운 취약계층 지원사업에 내년 한해동안 총 2조8168억원을 최우선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만큼 맞춤형 공공부문 일자리를 위한 민간고용 촉진과 인재육성을 위해 3748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외에도 "어려운 재정상황을 고려해 경상경비는 지속적으로 절감하고 일부 행사는 일몰을 시키거나 격년 개최를 검토하는 등 사업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이같은 발언이 채 끝나기도 전에 '5분발언'에 나선 이상성 의원은 "도가 힘없는 장애인 예산을 일차적으로 잘라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도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경증 지적 장애아동 지역아동센터 통합수용 프로그램 예산 2억4480만원을 아예 반영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수시 돌봄이 필요한 지적 장애아들에게 자립심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비장애 아동들에게는 장애우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도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성남시와 부천시, 안양시, 시흥시, 광명시, 평택시, 화성시 등 도내 12개 시ㆍ군 지역아동센터 24곳에서 비장애 아동 320여 명과 생활하며 자립심을 키우고 있는 지적 장애아동 180여 명이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이 의원은 "가장 낮은 곳으로 뜨겁게 봉사하겠다는 김문수 지사의 도정 철학과도 명백하게 어긋난다"며 "예산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도내 지적 장애아동들과 부모의 희망을 산산조각냈다"고 비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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