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심각한 스모그가 공기청정기 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헤이룽장(黑龍江)ㆍ지린(吉林)ㆍ랴오닝(遼寧) 등 중국 동북 3성(省)은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겨울 난방으로 스모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간선도로가 폐쇄되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으며 학교는 문 닫았다. 마스크는 동이 날 정도다.
해마다 반복되는 스모그 현상으로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정부 기관뿐 아니라 기업 및 일반 가정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0.2%도 안 된다. 미국(27%)ㆍ유럽(42%)ㆍ한국(70%)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브로드그룹은 앞으로 5년 안에 현지 시장이 연평균 34% 성장하고 시장 규모가 330억달러(약 34조9965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청정기 대당 가격을 평균 500달러로 계산할 경우 7가구가 공기청정기 1대에 의존해 사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말이다.
정부 기관은 이미 공기청정기로 미세먼지 제거에 나섰다. 브로드그룹은 2008년 이후 지도부의 거처 겸 집무실 구역인 중난하이(中南海) 곳곳에 특수 공기청정기를 설치해왔다. 중난하이의 집무실과 회의실은 물론 수영장, 헬스클럽까지 200대 이상의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다.
기업도 공기청정기 구입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지난 4월 미국의 하니웰과 말레이시아의 메이에어는 베이징(北京) 소재 초현대식 쇼핑몰 '갤럭시 소호'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주로 반도체 제조업체나 제약사처럼 먼지에 민감한 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던 메이에어는 지난 4월 이후 베이징 시정부, 차이나텔레콤, 국영 방송 CCTV 등 50여개 기업도 신규 고객으로 확보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와 기능을 갖춘 공기청정기가 넘쳐나고 있다.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사이트 '360바이닷컴'에 등록된 공기청정기 브랜드는 모두 140개다. 스위스 브랜드 아이큐에어는 대당 가격이 2000~3000달러인 고가 제품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중국 내 판매량이 세 배로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사용자들이 바라는 것은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 먼지인 PM 2.5 농도를 조금이라도 희석시키는 것이다. 초미세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깊숙이 들어가면 인체에 예상치 못한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중국 칭화(淸華) 대학, 베이징 대학,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의 공동 연구결과 중국 북부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현지 주민들의 기대수명을 평균 5.5년 단축시키고 폐암ㆍ심장질환ㆍ뇌졸중 이환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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