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너무 오래 기다린 우승이다."
양희영(24ㆍKB금융그룹)이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ㆍ6364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ㆍ외환챔피언십(총상금 190만 달러)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눈물을 쏟아냈다.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해 이번이 무려 119차례 등판이다. 양희영은 "고국에서 L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내 영광"이라며 "얼떨떨하고 잠도 못 잘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는 이미 3승을 거뒀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2011년 KB금융스타챔피언십을 제패했지만 유독 LPGA투어와 인연이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심리적으로 힘들어 부모님 앞에서 많이 울었다"는 양희영은 "골프를 그만 두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샷이 많이 잡히면서 자신감을 키웠다.
아버지 양준모씨가 국가대표 카누선수, 어머니 장선희씨는 창던지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스포츠가족이다. 양희영 역시 "재능을 이어받은 것 같다. 부모님 모두 체격도 좋으시고 운동에 대한 이해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된다"며 "특히 어머니께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4.5m 내리막 퍼팅이 홀에 들어가면서 서희경(27ㆍ하이트진로)을 따돌린 순간에 대해 "'드디어 해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뒷바라지 해주신 가족이 떠올랐다"며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스카이72골프장에서만 2승을 수확한 양희영은 오는 24일 역시 같은 골프장의 하늘코스에서 개막하는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나선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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