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선진국 경제가 회복을 보이면서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실업자 셋 중 한명은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한 고용 통계에 따르면, 34개 회원국의 실업률은 8월 7.9%로 전달과 같았고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실업률은 12%로 역시 전달과 같았다.
그러나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의 비율은 2분기 중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 실업자의 비율은 35.3%로 1년 전 34.9%에 비해 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4분기 27%에 비하면 무려 8.3%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실업자 셋 중 한 명은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 장기실업자는 2007년 4분기 860만명에서 2분기에 1700만명으로 840만명이 불어난 것과 같다. 5년여 만에 근 100% 증가한 셈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남유럽 국가의 장기실업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리스에서 장기실업자의 비율은 전체 실업자의 무려 65. 5%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아일랜드가 59%, 포르투갈이 56.1%였고, 이탈리아도 56.4%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49.3%였다. 남유럽에서는 실업자가 되면 절반 이상이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놀고 있다는 뜻이 된다.
반면, 재정이 튼튼하고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장기실업률은 하락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에도 유럽 경제를 버티게 한 경제대국 독일의 장기실업자 비율은 2007년 말 21.7%에서 2분기에 17%로 크게 떨어졌다. 그만큼 일자리가 많아 실업자가 되더라도 1년 안에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에서는 장기실업자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2007년 말 9.9%에서 26.5%로 167%나 상승했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은 7.3%로 낮지만 실업자 중 넷 중 한명꼴로 장기 실업자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상태가 길면 길수록 노동자의 기술력은 더 악화되어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정책 당국자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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