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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뜯어보고 만져보고…앙상한 차체 늘어선 이색 모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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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R&D모터쇼 개최…세계 유수 차량 직접 비교분석
협력사 엔지니어·업계종사자·대학생 등…나흘간 1만여명 찾을듯

[르포]뜯어보고 만져보고…앙상한 차체 늘어선 이색 모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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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경기)=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넓디 넓은 잔디밭에는 화려한 무대도, 번쩍번쩍 빛나는 조명도 찾을 수 없다. 쭉쭉 빵빵 레이싱 모델은커녕,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차조차 눈에 띄지 않건만 분명 '모터쇼'다.

보통의 모터쇼와 조금 다른, 이색풍경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잔디밭 중앙에는 멀쩡한 차를 뜯고 잘라, 볼품없이 앙상한 모습으로 10여대를 세워 놨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유수의 명차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게끔 한 'R&D 모터쇼' 현장이다.


16일 찾은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의 잔디밭에는 완성차 90대, 절개 및 골격구조 차량 16대 등 100여대의 차량이 줄지어 섰다. 완성차 90대 중 현대기아차 차량이 29대. 나머지는 모두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 경쟁사 차량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500L, 렉서스 LS 460 등 럭셔리 카에서부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차량과 폴크스바겐 UP, GOL, 피아트 친퀘첸토(500) 등 소형차에 이르기까지 면면도 다양하다.

관람객들의 열기는 그 어느 유명 모터쇼 못지않다. 여기저기서 차량 보닛을 열고 차량 속을 살펴보는 사람들의 손과 발이 바삐 움직였다. 주로 협력사 엔지니어들과 자동차 업계 종사자, 대학생들이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스펜션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차 협력사인 화신의 박병철 이사는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은 하부 제품들인데 일반 모터쇼에서는 경쟁모델을 둘러 볼 수가 없다"며 "R&D 모터쇼에서는 하부 사진까지 다 올려져있고 자세히 살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 모터쇼에 참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 엔지니어들이 비용 부담 없이 경쟁 차종의 설계, 소재 등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며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그는 "통상 신차 설계 시 3개 차종 정도의 부품을 구매하게 되는데 자비로 1억가량"이라며 "부담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의 R&D 모터쇼는 2005년 '경쟁차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다. 초기에는 현대기아차의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2006년부터 협력사, 2007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했다. 19일까지 진행되는 올해는 1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호 연구소 차량분석팀 팀장은 "R&D모터쇼는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동반성장의 키워드와도 관련이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플랫폼, 충돌 개발기술,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 연구소의 개발기술들까지 전시한 것이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소통)'을 주제로 열린 올해 R&D모터쇼는 각 분야의 차량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모델별 특징에 따라 ▲그린(환경차) ▲스몰(경소형) ▲콤팩트(준중형) ▲라지(중대형) ▲럭셔리(대형) ▲레저(RV) ▲커머셜(상용) ▲테크놀로지(차량 연구개발 기술, 절개차량, 신기술) ▲키즈(브룸랜드 및 슬롯카) ▲포토 등 10개의 구역(Zone)으로 구성됐다.


특히 별도로 마련된 테크놀로지 존에는 차량을 뜯어낸 절개차량 9대, 골격구조 7대가 전시되고, 플랫폼 개발 기술, 충돌 개발 기술, 엔진 사운드 디자인 기술 등 자동차 기술에 관한 볼거리가 공개돼 눈길을 모았다.


운전자의 얼굴 영상과 주행패턴을 함께 분석해 졸음운전을 막아주는 '드라이버 스테이트 모니터링 시스템(Driver State Monitoring System)' 코너에는 너도 나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현대차는 이르면 오는 2015년 말부터 출시되는 상용차 모델에 이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도입한다. 지난 7월 선행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적용을 위한 ECU 일체형 카메라를 개발 중인 단계다.


바로 옆에는 현대차가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i40, 신형 제네시스, LF쏘나타 등에 장착키로 한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이 공개됐다. 경쟁사처럼 별도의 발로 차는 동작 없이도 트렁크가 저절로 열리는 현대차 고유의 세계 최초 기술이다.


추가 부품 없이 소프트웨어로 기능을 구현하고 전 차종 원가 상승 없이 수평 전개가 가능하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이 경쟁사의 킥센서 시스템 대비 원가 5만8000원, 중량 0.4kg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까지 함께할 수 있는 자동차 기술의 축제"라며 "더 많은 협력사들이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화성(경기)=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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