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축소, 경제 회복 둔화…"건전한 위기의식 가져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이 국내외 5대 경제현안 점검에 나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경제 회복 둔화와 금융불안 등이 새로운 위기로 자리 잡으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에도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16일 삼성그룹 사장단은 수요 사장단회의에 정기용 삼성경제연구소장을 초빙해 '2014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 국내외 5대 경제현안 점검에 나섰다.
정 소장은 "최근 국내외 실물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기반은 아직 취약하다"면서 "한국의 경우 정부의 추경 및 예산 조기집행 등 경기부양에 힘입어 성장세가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부문의 회복력은 여전히 취약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국내외 경제 현안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신흥국 성장 둔화, 한국의 성장 모멘텀 약화, 주택경기 부진, 기업 자금 사정 악화 등 5가지로 설명했다.
정 소장은 "미국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회복으로 지난달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했지만 2014년에는 본격화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금융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안은 신흥국 성장을 둔화해 세계 경제 회복을 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소장은 신흥국들이 수출감소, 경상수지 악화, 내수부진 등의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역시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취약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올해 경제안정화를 위한 지출 확대로 적자가 누적됐고 내년에도 복지지출 등 구조적 지출이 늘어나며 부양여력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주택경기 부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주택구매력이 약화되고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 효과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의 자금 사정도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기업의 경우 수익성 하락이 지속될 경우 부실 확대로 신용경색이 발생할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2014년 한국 경제는 4년 만에 성장률이 소폭 성장하는 등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여전히 많은 위험요인이 잠재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5년이 지나고 있는 현재도 민간부문의 활력이 저하되고 위기 이전 성장세 복원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기업, 개인 모두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며 "기업은 저성장이라는 새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 체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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