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가이드라인 발표하자마자 네이버, 다음, 네이트 수용
구글, 야후 등 해외포털, 미래부 권고안 지킬 수도 없어
국내포털 역차별하는 가이드라인 전면 폐기돼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인터넷검색서비스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국내 포털을 역차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예를 들어 가이드라인은 포털이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가 검색이 될 경우 자사서비스라고 표기하고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도 함께 검색되도록 규정하는데 이것을 해외 포털사업자들이 따를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포털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는 지난 4일 미래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마자 권고안을 수용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국내 인터넷 포털들에 미래부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구속력을 즉각 발휘한 것"이라며 "해외포털은 이러한 한국 시장에서만 특수하게 적용되는 '검색 지침'을 따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결과적으로 미래부의 권고안은 국내 인터넷 사업자만 족쇄를 채우는 것으로 작용하고 해외 검색 서비스 사업자들은 또 다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 뻔하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꽃보다 할배'라는 TV프로그램을 검색하면 구글은 자사 서비스인 유튜브의 검색 결과만을 보여준다. 구글이 이 권고를 따라 네이버나 다음의 동영상 서비스를 보여줄 일이 없는 것이다.
반대로 가이드라인을 따르기로 한 네이버나 다음은 유튜브의 동영상을 검색 결과로 보여주게 된다. 이는 국내사업자 역차별 결과만을 초래하고, 해외사업자만 반사 이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미래부가 정책자문기구의 운영을 통해 포털이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독한다는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을 띤 규제가 아닌데도 정책자문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국내 포털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 중 포털이 전담민원 처리창구를 운영해야 한다는 부분도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은 이미 전담민원처리 창구를 운영 중이며 모니터 요원만 각 500명, 500명, 300명씩을 운영 중이다. 해외 사업자들은 연락조차 하기 힘들며 이 역시 해외사업자들이 따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미래부가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만든 적이 없는 '검색서비스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또 다른 '포털 길들이기'"라며 "창조경제의 허브인 인터넷산업을 위축시키고 국내 사업자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가이드라인은 전면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의원이 최근 5년간 국내 50대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해외사업자의 국내 시장 위협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의 경우 국내 50대 사이트 중 야후(10위), MS(43위), 구글(50위) 등 해외사업자의 한국시장 영향력은 미미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구글의 경우 올해 들어 네이버를 매우 근소한 격차로 추격하면서 2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한 달 방문자는 구글이 3020만4000명으로 3125만4000명인 네이버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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