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뉴욕시의 택시를 모두 일본 닛산의 미니밴으로 교체하려는 계획에 대해 미국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이로써 감시 카메라 도입, 금연 및 탄산음료 제한 등 연이은 파격적 정책 내놓았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주도한 택시 개혁안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연방 대법원은 뉴욕 택시 리무진 위원회가 택시 소유자들에게 특정 택시를 구매하도록 한 결정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당장 이달 말 부터 새로운 택시를 운행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2009년 뉴욕의 명물인 '옐로캡' 택시를 현대화하기 위해 '미래의 택시' 계획을 마련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1만3237대에 달하는 뉴욕시의 택시를 1만5237대의 미니밴으로 교체하겠다며 일본 닛산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2000대는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도록 해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했다.
택시 교체 계약은 금액이 10년간 10억달러(1조750억원)에 달했다. 계약 규모가 큰데다 뉴욕 택시라는 상징성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치열한 입찰 경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런 계획에 택시 회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택시 회사들은 우선 지난해 12월 연료 효율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5월 법원은 택시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뉴욕시는 6월에 닛산이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할 때 까지 이번 계획을 연기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택시회사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7월 다시 연방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법원은 택시 구입 계약을 체결한 뉴욕시 택시·리무진 위원회가 권한을 넘어서는 결정을 했다며 계약 무효를 판결했다.
뉴욕시 측 변호를 받은 마이클 A. 카르도조 변호사는 즉각 이번 판결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택시·리무진 위원회의 데이비드 야스키 위원장도 미래의 택시 계획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닛산측도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닛산 미국법인의 트래비스 파먼 대변인은 "법원의 결정에 유감이다. 이달말 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미래의 택시 도입 계획을 중단할 계획은 없으며 독점 계약자로서 다음 단계의 대응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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