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다가 의료과실로 인지장애·시각장애를 안게 된 환자가 법원 판결로 억대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부장판사 조휴옥)는 피해여성 권모(38)씨와 그의 부모가 병원과 해당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권씨에게 8억5000만원, 부모에게 각각 10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권씨는 2011년 10월 강남 소재 A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았다. 안면윤곽수술은 뼈 모양을 변형시켜 얼굴형을 바꾸는 것으로, 광대뼈 축소술과 사각턱 수술이 대표적이다. 권씨는 광대뼈와 턱 부위 수술을 5시간에 걸쳐 받았다.
하지만 마취 종료 후에도 4시간이 지나도록 권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권씨는 검사 결과 머리 부분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씨는 이 증상으로 즉시 수술을 받았으나 뇌출혈 및 뇌경색으로 좌측 편마비, 인지장애, 시각장애를 겪게 됐다.
중증 장애로 권씨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자 권씨 부모는 지난해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수술을 진행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며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수술 시행 상 과실로 손해 배상 책임이 있다”면서 “수술기구 등으로 측두골 부위를 손상시킴으로써 뇌출혈 및 뇌경색을 발생시켜 환자를 현 장애 상태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안면윤곽수술 도중 뇌출혈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점, 광대뼈 축소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었던 점 등에 비춰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했다.
한편 해당 의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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