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가을야구 잔치를 앞두고 그 어느때보다 상위권 순위경쟁이 치열하지만 정작 모바일 야구 게임주들의 실적은 신통치 않다. 주요 게임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작 야구게임을 출시하면서 시장 자체가 포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0일 대표적인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 따르면 CJ E&M 넷마블의 '마구마구 2013'이 최고 매출 10위를 차지하며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애플 앱스토어 유료 매출 순위에서도 마구마구를 제외하면 스포츠게임이 전무한 상황이다. 모바일 야구게임의 대표주자였던 컴투스의 '컴투스 프로야구 2013'과 게임빌의 '2013 게임빌 프로야구 2013'는 올해 초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이래 좀처럼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포털 업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NHN엔터테인먼트의 '팀나인'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 야구감독' 역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넷마블은 캐주얼 보드게임인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이 인기를 얻으며 3분기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 CJ E&M 내에서 게임사업부문 존폐위기까지 몰렸지만 이들 게임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전분기 대비 11% 성장한 103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넷마블의 약진은 3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다수의 인기 게임을 보유하고 있어 신작 게임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컴투스에 대해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3분기 흥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되 목표가는 기존 7만9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황승택 하나대투 연구원은 "16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기준 탑그로싱(Top Grossing) 50위권 내에 단 한개 '골프스타'만이 2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라며 "상대적으로 라이프 사이클은 오래갈 전망이나 컴투스의 펀더멘털을 견인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해외 매출도 2분기 대비 '유지' 내지는 '소폭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매출은 2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이익은 마케팅비용 등의 감소로 전분기 대비 50% 수준 개선된 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부진했던 2분기를 포함한 최근 4분기 평균 분기 영업이익이 40억원 내외라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게임빌의 주가는 올 2분기 야구게임 등 실적 부진 여파로 급락한 가운데 해외 투자설명회(NDR) 이후 연일 상승세로 돌아섰다. 17일 종가 기준 6만 43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 9일 종가 5만 4800원에 비해 17.4%의 상승한 것이다. 다만 실적 회복은 3분기가 아닌 4분기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올 들어 야구게임이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주요 게임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작 야구게임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게임이 사실적인 데이터와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웠지만 엇비슷한 게임이 많아진 탓에 이용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실패했다"며 "게임을 하기 보다는 스마트 폰으로 야구경기를 시청하거나 홈런, 득점·역전 찬스, 투수 교체 등 꼭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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