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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우리 농업의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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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일반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단계별 협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면적인 품목 협상으로 돌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한·중 FTA 협상은 2단계다.


1단계에서 민감 품목 보호 범위를 정한 후 2단계에서 세부적인 품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에 서로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농수산물과 일부 제조업 분야 등 민감 품목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다.

지난 3~5일 중국 웨이팡에서 열린 제7차 협상에서 한ㆍ중 FTA 1단계 모델리티(Modality·협상기본지침) 협상은 타결됐다. 이제 한ㆍ중 FTA 협상은 2단계 본게임을 앞두고 있다. 우리가 한ㆍ중 FTA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고,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점검해 볼 시점이다.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 경쟁력 키워야

우리나라의 농수산식품 수출은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성장 속도면에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 총액은 80억달러로 2007년 38억달러에서 5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대중국 농수산식품 수출은 가공식품이 7억6000만달러, 수산물이 3억7000만달러, 신선농산물이 1억5000만달러로 가공식품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왜 그럴까.


이종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전략처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국내대책관실이 지난 12일 발행한 '함께하는 FTA'를 통해 "중국의 동식물 검역 조치로 신선 과채류, 신선 과실류, 신선 육류의 수입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중국과 한국 간 신선농산물의 가격 차이가 큰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공식품은 신선농산물에 비해 중국산과 한국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며 "식품제조 기술 및 디자인 등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비해 앞선 점도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조제분유의 경우 중국산은 0.79달러, 한국산은 1.46달러 수준이며 요구르트는 중국산이 1.37달러, 한국산은 0.8달러로 오히려 한국산이 저렴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 처장은 이어 "최근 중국 내 멜라민 분유 사태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산 가공식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식품 안전성이 뛰어난 한국산 우유, 조제분유 등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시장에서 '식품 한류' 전성시대 열자


그렇다면 한·중 FTA에 대비해 우리는 농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어떤 전력을 마련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새로운 '식품 한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중국 대비 경쟁력이 뛰어난 가공식품과 신선농산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이 처장은 "국내 신선농산물을 원료로 한 경쟁력 있는 가공식품의 개발과 생산을 대폭 확대해 가공식품의 수출이 국내 생산농가의 수익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생산과 가공, 포장,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수출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특히 중국의 한국식품 소비자는 중·고소득층임을 인지하고 이들의 소비 성향에 부합한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맞춤형으로 생산된 상품이 중국 현지로 저렴하고 신속하게 운송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물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수출업체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항공·해상운임 할인 지원 사업, 해외 물류기지를 통한 현지 보관·운송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처장은 "강자의 약점을 비집고 들어가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촌음을 아껴가며 철저히 해나갈 때 비로소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긴 것과 같은 기적이 우리 농식품 산업에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식품 산업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때"라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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