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이 조선인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나가사키(長崎)조선소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알려졌다.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규슈(九州)와 야마구치(山口)의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하고, 오는 17일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야마구치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그의 정치적 고향이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의 야하타(八幡)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었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 8개현에 걸친 28개 시설ㆍ유적이다. 막부시대 말기부터 메이지시대(1868∼1912년)에 걸쳐 일본의 급속한 중공업 발전을 이끌었다.
일본은 규슈ㆍ야마구치 지역에 있는 조선소나 제철소ㆍ탄광ㆍ항구 등을 자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은 곳으로 높이 평가하지만 침략을 당한 주변국들에 이들 장소는 선조들이 피와 땀으로 쓴 고난사(史)의 현장이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중에 조선인을 대거 미쓰비시 조선소에 끌고 가 군함을 만들게 했다. 1945년 8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에도 현지의 조선인 4천700명 중 상당수가 숨졌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할 때 이 같은 역사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가 이달 중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내년 중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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