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물리적 충돌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폭력사태를 우려한 국회는 전날 저녁부터 경비를 대폭강화하고 택시 등 일반 방문차량의 통행을 금지했다. 본회의장에서도 기자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등 온종일 삼엄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돌발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본회의장에서 고성은 여러번 오갔다. 본회의가 시작하기 전부터 통진당 의원들이 잇달아 발언대에 서서 체포동의안의 부결을 촉구하자 자리에 있던 의원들은 "저기서 끌어내라","저런 사람은 찍어주지마라" 등의 반응을 보여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통진당 의원들이 발언을 이어갈 때마다 의원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이석기 의원의 신상발언에 이어 이상규 의원의 질의응답이 이루어질 때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상규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RO(혁명조직) 단체의 결성시기와 결성장소, 결성인원 등만을 간단히 질문한 뒤, 질문보다는 의원들을 향해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이게 무슨 질의응답이냐" "질문을 해라"라고 언성을 높이며 불만을 표시했다.
질의응답 후 이어진 표결도 차질 없이 진행됐다. 이 의원을 비롯한 6명의 통진당 의원들도 나란히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 결과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이변 없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미 표결에 앞서 새누리당, 민주당, 정의당은 당론 또는 그 이상으로 체포동의안 표결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본회의 표결 직후 이정희 대표와 이 의원 등 통진당 의원단은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입장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있었던 200여명의 당원들은 이들을 향해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를 합니까?"라고 반문하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이에 당원들은 '이석기'를 연호하며 의원실로 이동하는 이 의원을 뒤따랐다.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방호원 30여명이 두 줄로 서서 의원회관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 사복경찰도 주변에 배치해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